의류 OEM업계 2분기 양호한 실적 거둬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등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자회사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회복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 업체는 지난 1분기 원·달러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 의류업체 갭, 나이키 등 주요 고객사에서 신규 수주가 줄어 실적 부진에 빠졌었다. 자회사 실적 개선과 환율 상승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2분기 매출 5752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8% , 영업이익은 14.8% 늘었다. 2015년 3월 인수한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 스캇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이 회사는 2분기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약 240억원으로 23억원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주력 사업인 의류 OEM 부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누리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OEM 업계 전반적으로 수주 회복이 뚜렷하지 않아 단기적으로 크게 성장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영원문역은 고객사가 다양하고 단가가 높은 스포츠·아웃도어를 취급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9년 만에 적자를 낸 한세실업도 2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30억원,112억원이었다. 증권사 예상치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OEM 사업부문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원자재인 면화 가격 상승분이 상품 판매 가격에 반영돼 영업이익이 늘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환율이 1140원 내외로 회복되고 수주도 5% 늘면서 상황이 나아졌다”며 “주요 수요시장인 미국 의류 소비가 살아나고 양질의 수주가 늘어날지가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2분기 매출 2139억원을 기록한 태평양물산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76% 증가한 34억을 나타냈다.태평양물산 관계자는 “2015년부터 증설한 베트남 공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아마존과 랜즈엔드 등 신규 바이어의 수주가 확대됐다”며 “의류 사업에서 겨울용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면방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경방과 동일방직, 일신방직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동일방직은 2분기 매출액 2423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대한방직의 2분기 매출은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518억원)보다 늘었지만 영업적자(29억원)를 면치 못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