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병역 면제'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 관전포인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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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날이 밝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숙적'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최후의 대결을 벌인다.

한일전은 종목을 떠나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축구는 그 상징성이 더 크다. 더군다나 맞대결이 결승전으로 치러진다면 선수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수밖에 없다.우리 선수들은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대회 2연패와 병역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역대 기록을 살펴봐도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 한국은 그동안 남녀축구를 통틀어 10차례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일본과 만나 4승 3무 3패라는 근소우위의 기록을 갖고 있다. 이렇듯 그 어느 경기보다 치열하고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남자축구 한일전 관전포인트 네 가지를 꼽아봤다.

▲아시안게임 종합순위 2위는 내어줘도 축구는 우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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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번 2018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선수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그 이유는 이번 대회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내기 위한 일종의 전초전이라는 의미를 둔 것이다.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비교적 나이가 어린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했고 그 흐름을 2020 도쿄올림픽까지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의 전폭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선수육성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놀라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일본은 지난 1996년 열린 서울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열린 인천아시안게임까지 8번의 아시안게임을 치르는동안 단 한 번을 제외하고 7번이나 3위에 그쳤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늘 종합순위에서 일본을 앞질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이 종합 2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자축구마저 우승을 일본에게 내어준다면 그 여파는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는 단일 종목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록 이번 아시안게임 종합순위에서 일본에게 2위 자리를 내어준다고 해도 남자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외국에서 더 큰 관심…손흥민 병역 혜택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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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축구대표팀이 일본대표팀을 꺾어야 할 이유는 비단 아시안게임 순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이유는 황의조, 손흥민, 조현우를 필두한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일본을 잡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 병역 혜택을 받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26세인 손흥민은 병역 이행 대상자로 28세 전까지 병역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해외 매체들도 우리 선수들의 병역 혜택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한국이 일본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토트넘은 손흥민 병역을 위해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만약 한국이 패배하더라도 손흥민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인 2019 아시안컵에서 우승한다면 병역 혜택 가능성이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선례가 있기때문이다"라고 전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만큼 영국도 큰 관심을 보였다. '가디언', '더 선' 등이 한일전을 조명하면서 "손흥민이 병역 면제에 직면했다. 한일전에 승리하면 토트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패배한다면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려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9골을 득점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황의조의 병역 문제도 거론됐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트 타임즈'는 지난 24일(한국시간) "한국 팀에서 손흥민이 가장 주목 받는 선수가 될 수 있지만 황의조 역시 이번 대회 뛰어난 선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황의조도 손흥민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이번 대회 금메달 획득을 통해 병역 면제를 노리고 있다. 군 면제 혜택을 노리고 있는 손흥민은 이란전 결승골을 기록한 황의조에게 감사할 것이 분명하다"고 활약상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며 주가를 올린 조현우도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한국 골키퍼 최초로 유럽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 있고 이 밖에도 이승우, 황희찬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이 더 높은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교두보가 완성된다.

▲맹활약 황의조, 일본에서 뛰고 있어 결승전 '필승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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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U-23 단계인 이번 대회를 U-21 대표팀으로 치르고 있다. 2020년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고 그 대회에 출전할 유망주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목표는 금메달이 아니었다. 한 살 차이가 실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령별 대표 시기에 2살이나 어린 대표팀을 데리고 나와 우승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전원 자국 리그 소속인 이번 일본 대표팀에는 아직 프로 단계에 입성하지 못한 선수도 다수 포진해 있다. J리그에 입단한 선수들도 아직 주전급 기회를 얻을 나이는 아니다.

그 선수들 앞에 이번 시즌 J리그에서 맹활약한 황의조가 우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서있다. 황의조는 이번 시즌 감바 오사카에서 컵 대회 포함 27경기에서 13골을 뽑았다. 소속팀이 강등권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도 득점포를 이어갔다.

그 기세는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바레인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몰아친 해트트릭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만 9골을 몰아쳤다. K리그 성남 FC에서 뛸 때부터 돋보였던 공간 침투와 과감한 마무리 능력이 빛났다. 조금 더 세밀한 J리그를 거치면서 볼을 다루는 기술이나 시야도 더 좋아진 모습이다.

일본 선수들은 황의조를 모를 리가 없다. 자기 선배들이 리그 경기에서 직접 상대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상대와 자신의 실력 차를 알고 있으면 약자 쪽이 겁을 먹고 주눅 드는 게 정상이다. 일본 선수들에게 황의조는 유난히 더 어려울 수 있다.

▲일본에 유일한 패배 안긴 '박항서 매직' 베트남이 준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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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16강에 오른 뒤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를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까지 올랐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일본을 꺾은 팀은 '박항서 매직'의 베트남이 유일하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3연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베트남 대표팀에서 박항서 감독을 보좌하는 이영진 수석코치는 지난달 30일 "일본은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기본기가 충실하고 패스와 조직력이 뛰어나다.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개인기와 기술이 좋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약점에 대해서 그는 "수비수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더불어 득점력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래서 득점도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6경기를 치르면서 9골 밖에 못넣었지만 실점은 단 2점에 그치고 있다. 그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끈끈하기 때문에 이영진 코치의 조언대로 한국이 스피드를 앞세워 공략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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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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