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전하고 똑똑해져 돌아왔다… 스포티지·투싼, 당신의 선택은?

Car & Joy

정숙한 스포티지
전면부에 크롬 장식물 수평 장착
車 일체감과 안정감 더해
고속도로 주행보조 등 첨단 기술도

코너링 뛰어난 투싼
대시보드 위에 내비게이션 설치
내장재·마감 고급스럽고 정교해져
구불구불 산길에서도 안정감
자동차업계에선 경쟁 모델의 등장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경쟁 모델에 관심을 갖게 된 소비자가 같은 급의 차량을 선택지에 놓고 비교하기 때문에 되레 홍보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올초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판매량이 덩달아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상반기 시장을 뒤흔든 싼타페와 쏘렌토의 바통을 준중형 SUV가 이어받는다. 7, 8월 연이어 출시된 스포티지와 투싼 부분변경 모델이 그 주인공이다.

성형수술 대성공, 더 예뻐졌다현대·기아차를 대표하는 SUV 투싼과 스포티지가 3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외관에 더 큰 변화를 준 쪽은 스포티지다. 4세대 부분변경 모델 ‘스포티지 더 볼드’는 이전 모델에 비해 수평성을 강조했다. 차량 전면부에 크롬 장식물을 수평으로 장착해 일체감과 안정감을 더했다. 후면부 램프 역시 평형을 맞춰 길게 디자인해 전폭(너비)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투싼 부분변경 모델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겉모습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램프 디자인을 가볍게 손보는 선에서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3세대 투싼은 디자인 측면에서 크게 호평받은 모델”이라며 “기존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면서 세련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두 차량의 내부 디자인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내비게이션의 위치다. 투싼은 대시보드 위에 독립적으로 내비게이션을 설치해 입체적인 인상을 줬다. 스포티지는 계기판과 비슷한 높이에 내비게이션을 놓고 양옆에 에어컨 송풍구를 달아 튀지 않고 무난한 느낌이다.

내장재와 마감은 투싼이 조금 더 고급스럽고 정교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외부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투싼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연비 L당 16.3㎞ 자랑투싼과 스포티지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엔진과 변속기에 따른 연비도 같다. 현대·기아차가 새롭게 개발한 스마트스트림 1.6 디젤 엔진도 동일하게 들어갔다. 이 엔진에 7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 모델의 연비는 L당 16.3㎞(17인치 타이어 기준)에 달한다. 1.6과 2.0 디젤 엔진 외에 투싼은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스포티지는 2.0 가솔린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차를 직접 몰아보면 두 차량의 서로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투싼의 장점은 코너링이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내리는 코스에서 투싼을 몰고 달려봤다. 차체가 쏠리는 느낌 없이 안정감이 느껴졌다. 내리막 곡선 코스에서도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줬다. 스포티지는 투싼과 비교해 주행 중 소음이 적었다. ‘디젤 SUV는 시끄럽다’는 말도 옛이야기인 듯하다. 두 차량 모두 치고 나가는 힘이 기대에 못 미친 점은 아쉬웠다. 가속력이 부족해 운전이 조금 답답했다. 연비는 나쁘지 않았다. 스포티지 2.0 디젤 모델의 실 연비는 L당 18㎞ 수준이었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더 안전하고 똑똑해졌다. 고속도로 주행보조와 전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첨단 안전기술이 동일하게 적용됐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이나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해 차에 시동을 걸거나 에어컨을 켤 수 있는 ‘홈투카’ 서비스도 들어갔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등 스마트폰의 화면을 내비게이션으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2.0 디젤 모델 기준 투싼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2430만~2847만원, 스포티지는 2415만~3038만원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