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상처 컸던 영광'…선동열 감독, 국가대표 지도자로 첫 우승

한국 야구 첫 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치른 종합대회 우승
선수 선발 논란에 이은 대만전 패배로 아쉬움 남겨
현역 시절 '투수' 선동열(55)은 패배해야 이슈가 되는 '국보 선수'였다.투수 선동열은 한국프로야구에서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위력적인 구위도 뽐냈다.

한국 야구 첫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에 오른 선동열 감독이 화제를 모든 것도 '패배' 때문이었다.선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B조 예선 첫 경기 대만전에서 1-2로 패했다.

KBO리그 주력 선수로 꾸린 대표팀이 실업야구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대만에 패한 건, 충격이었다.

사령탑이 '국보' 선동열 감독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하지만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후 예선 2경기(인도네시아, 홍콩), 슈퍼라운드 2경기(일본, 중국)에 이어 9월 1일 일본과의 결승전까지 5연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선 감독이 국가대표 지도자로 거둔 첫 우승이다.

2017년 7월 야구 대표팀 전임감독에 오른 선 감독은 그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24세 이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서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한국과 일본, 대만이 참가한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에 이어 2위를 했다.

선동열호가 치른 두 번째 국제대회이자, 첫 종합대회에서는 부진한 출발을 딛고 5연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단 '대표팀 감독 선동열'의 이력서에 '첫 금메달 획득'이라고 적었다.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선 감독은 지도자로도 화려한 이력을 이어갔다.

2005년과 2006년, 2시즌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궜다.

하지만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지는 못했다.

2010년 시즌 종료 뒤 삼성 감독에서 물러난 선 감독은 KIA 타이거즈 사령탑으로 지낸 3년(2012∼2014년) 동안은 포스트시즌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국제대회 지도자 경력은 길지 않았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투수 코치로 활약한 선 감독은 한국 4강 진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07년 아시아선수권에 투수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선 감독은 이 대회에서 한국이 2위에 그쳐 올림픽 직행에 실패한 뒤, 대표팀 코치직을 사퇴했다.

한국 야구는 대륙별 플레이오프에서 베이징올림픽 진출권을 따냈고, 본선에서 전승 우승의 신화를 이뤘다.

KIA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지냈던 선 감독은 '국제무대'를 통해 복귀했다.

2017년 3월 치른 WBC에서 투수 코치로 나선 선 감독은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맛봤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2017년 7월 선동열 감독을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으로 택했다.

프로야구 현역 사령탑이 국가대표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야인 중 명성, 국내외 지도자 경력 등이 가장 화려한 선 감독이 적격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렇게 출범한 선동열호는 처음 치른 종합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현역 시절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끄는 선동열 감독 앞에는 올림픽 진출권이 걸린 2019 프리미어 12 등 더 험난한 무대가 있다.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위기를 넘긴 선 감독에게는 또 다른 위기이자, 국보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