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연패 일군 김학범 감독 "8강전 때 가장 힘들었다"

연령별 대표팀 처음 맡아 우승 "선수들 스스로 만들었다…더 발전하는 계기 될 것"
"마지막에 못 온 선수들 미안하고 고마워…각 클럽에도 감사"
우여곡절 끝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은 금메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김 감독은 1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뒤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다"며 "특히 원정에서 우승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날 21세 이하 선수로 구성된 일본과 연장혈투 끝에 2-1로 승리하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김 감독은 "애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모든 것을 선수들이 스스로 만들었다"라며 "선배들이 잘 이끌었고, 후배들의 의지도 강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이 좋아진 게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특별히 고마운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엔 "여기 있는 선수들이 다 고맙다.그리고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이때 김 감독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옛 클럽 제자인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의 선발을 놓고 '인맥 축구'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던 김 감독은 "그런 것(인맥)을 갖고 선수를 뽑으면, 결과가 잘못될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그는 논란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고전하며 4-3으로 신승했을 때가 우승까지 오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김 감독은 "절실함과 간절함이 더 필요한데, 그땐 선수들의 눈과 표정에서 그게 없어졌더라"면서 "많은 선수가 뒤에 처져있는 게 보여서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을 많이 혼내면서 이 정도론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우리 선수들 마음속의 것을 더 끌어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연령대 대표팀을 처음 맡아 아시안게임 우승을 달성한 김 감독은 2년 뒤 도쿄올림픽까지 팀을 이끌 것이 유력해졌다.

그는 "지도자가 하면 할수록 어렵다.

새로운 걸 느끼고 경험했다"면서 "올림픽 때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4 인천 대회 우승 멤버들이 성인 대표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선수들 더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들이 발전할 좋은 계기가 될 거고, 저도 지켜보며 수시로 얘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팀 밖의 고마운 이들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그는 "사실 여기 마지막에 못 온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각 팀 감독님과 구단 관계자들도 선수 차출에 아낌없이 도와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승하고서 누가 먼저 생각났느냐'는 질문엔 "가족들이 생각난다.집사람을 비롯해 큰 (아들) 놈, 그리고 군대 간 아들도 고생이 많다"며 미소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