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면제' 선물받은 손흥민… 몸값 1300억원 시대 열렸다

조현우·황의조도 유럽行 '노크'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손흥민(26·토트넘)이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연달아 골을 터뜨리자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손흥민의 이적가치(transfer values)가 9040만유로(약 1175억원)라고 발표했다. 당시에는 병역 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올 1월 7260만유로(약 944억원)로 평가받던 몸값을 불과 몇 달 만에 200억원 넘게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1일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목에 건 손흥민의 몸값은 이제 세계 정상급 선수를 상징하는 ‘1억유로’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이날 일본을 꺾고 승리하면서 손흥민을 포함한 참가 선수들은 모두 병역면제 혜택을 받는다. 4주 기초군사훈련을 끝내고 나면 제약 없이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손흥민이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복귀해 2018~2019시즌에서도 골 폭풍을 몰아친다면 몸값 1억유로(약 1300억원)를 넘기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평가다. 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만 12골을 몰아쳤다. 지난 7월 손흥민과 2023년까지 계약을 연장하고 아시안게임에 차출을 허락한 토트넘도 손흥민을 다른 팀으로 이적시킬 경우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업계 관계자는 “앞서 손흥민의 몸값을 산정할 때 병역 의무 해결 여부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걸림돌로 작용한 것은 분명했다”며 “손흥민이 이전과 같은 활약만 이어가도 이적료 가치는 예전보다 더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토트넘은 트위터에 ‘아시안게임 우승 축하해, 손흥민’이라는 축하 메시지(사진)를 올렸다. 영국 BBC가 “이날 승리는 한국 대표팀에 병역 특혜를 줬다. 손흥민을 둘러싼 토트넘의 불확실성도 끝이 났다”고 보도하는 등 영국 언론들도 신속히 소식을 전했다.

손흥민과 함께 ‘와일드카드’로 금메달을 목에 건 조현우(27·대구FC)와 황의조(26·감바 오사카)도 자유롭게 유럽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월드컵 활약으로 유럽 프로팀들의 관심을 받아온 조현우는 겨울 이적 시장 때 해외리그에 진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흘러나온다. 조현우도 “유럽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이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