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총재선거 공정보도하라" vs 전문가들 "언론 개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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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통신에 "기사·사진 게재 동등하게 하라" 요구
학계 "선거보도 제약두면 안돼…자민 요구가 보도위축 초래할 수도"
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20일 열리는 당 총재 겸 차기 총리 선거와 관련해 일본의 신문·방송·통신사에 '공평·공정한 보도'를 요구하는 문서를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이번 선거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당 간사장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득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가 큰 격차로 우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사에 보낸 문서를 통해 총재 선거 관련 기사나 사진 게재 면적에서 후보자를 평등하게 취급해 달라고 주문했다.위원회는 "종래도 같은 주문을 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언론의 자유나 국민의 알 권리를 위협하는 언론에 대한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의 문서는 지난달 28일 당 총재선거관리위 노다 다케시(野田毅) 위원장 명의로 각사 정치부장에게 보내졌다.
문서는 "총재선거에 대해 각사의 취재를 규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인터뷰나 기사, 사진의 내용이나 게재 면적 등에 대해 반드시 후보자를 평등·공평하게 취급하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인터뷰의 게재 날짜가 다를 경우 다른 후보자의 이름도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이 문서에 대해 센슈(專修)대 야마다 겐타(山田健田) 교수(언론학)는 "총재선거 보도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아야 함에도, (이런 문서를 보냄으로써) 보도 위축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권력 측이 공평을 일방적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게재 면적과 같은 보도의 룰을 함부로 정해 '이를 따르지 않으면 불공평하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총재선거관리위 사무국은 "적어도 최근 몇 차례 총재 선거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언론에 대해)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아베 총리에 가까운 의원이 보도 기관에 대해 이런 대응을 하도록 총재선거관리위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은 자신들에 비판적인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한 중견 의원은 "아베 정권은 (자신들에) 비판적인 미디어는 적대시하고 배제하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NHK에서 30여년 근무했던 아이자와 후유키(相澤冬樹·55) 기자가 최근 사표를 내고 오사카(大阪) 지역 신문사로 옮긴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 기사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가 최근 2년간 오사카(大阪)에서 근무하며 아베 총리의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에 대한 오사카지검의 수사를 적극적으로 취재·보도했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자와 기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의 신상 변화와 관련된 글에서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자민당은 2014년 중의원 선거 당시 도쿄에 있는 방송사들에 대해 선거 기간 보도의 공평성 확보를 요구하는 문서를 발송한 바 있다.
자민당은 문서에서 출연자의 발언 횟수는 물론 토론 주제 선정 등에 대해서도 깨알같이 언급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직전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해 야당에 유리하게 편성했다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작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정치평론가 모리타 미노루(森田實)씨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보루가 돼야 할 정당이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거의 독재국가와 같은 방식으로, 이런 식으로 해서는 민주주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
학계 "선거보도 제약두면 안돼…자민 요구가 보도위축 초래할 수도"
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20일 열리는 당 총재 겸 차기 총리 선거와 관련해 일본의 신문·방송·통신사에 '공평·공정한 보도'를 요구하는 문서를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이번 선거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당 간사장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득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가 큰 격차로 우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사에 보낸 문서를 통해 총재 선거 관련 기사나 사진 게재 면적에서 후보자를 평등하게 취급해 달라고 주문했다.위원회는 "종래도 같은 주문을 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언론의 자유나 국민의 알 권리를 위협하는 언론에 대한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의 문서는 지난달 28일 당 총재선거관리위 노다 다케시(野田毅) 위원장 명의로 각사 정치부장에게 보내졌다.
문서는 "총재선거에 대해 각사의 취재를 규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인터뷰나 기사, 사진의 내용이나 게재 면적 등에 대해 반드시 후보자를 평등·공평하게 취급하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인터뷰의 게재 날짜가 다를 경우 다른 후보자의 이름도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이 문서에 대해 센슈(專修)대 야마다 겐타(山田健田) 교수(언론학)는 "총재선거 보도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아야 함에도, (이런 문서를 보냄으로써) 보도 위축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권력 측이 공평을 일방적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게재 면적과 같은 보도의 룰을 함부로 정해 '이를 따르지 않으면 불공평하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총재선거관리위 사무국은 "적어도 최근 몇 차례 총재 선거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언론에 대해)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아베 총리에 가까운 의원이 보도 기관에 대해 이런 대응을 하도록 총재선거관리위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은 자신들에 비판적인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한 중견 의원은 "아베 정권은 (자신들에) 비판적인 미디어는 적대시하고 배제하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NHK에서 30여년 근무했던 아이자와 후유키(相澤冬樹·55) 기자가 최근 사표를 내고 오사카(大阪) 지역 신문사로 옮긴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 기사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가 최근 2년간 오사카(大阪)에서 근무하며 아베 총리의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에 대한 오사카지검의 수사를 적극적으로 취재·보도했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자와 기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의 신상 변화와 관련된 글에서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자민당은 2014년 중의원 선거 당시 도쿄에 있는 방송사들에 대해 선거 기간 보도의 공평성 확보를 요구하는 문서를 발송한 바 있다.
자민당은 문서에서 출연자의 발언 횟수는 물론 토론 주제 선정 등에 대해서도 깨알같이 언급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직전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해 야당에 유리하게 편성했다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작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정치평론가 모리타 미노루(森田實)씨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보루가 돼야 할 정당이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거의 독재국가와 같은 방식으로, 이런 식으로 해서는 민주주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