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열린' 중국 가전기업 …IFA서 괄목할 성장 과시

중국 가전 기업들이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 중인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올해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13억 인구의 내수시장을 발판 삼아 몸집을 키운 중국 기업들이 IFA를 비롯한 전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 무섭게 발돋움하고 있다.IFA 행사장 6번홀 건물에 꾸려진 화웨이 전시관은 벽면을 따라 '스마트홈', '악세서리', '가상현실(VR) 게임', '마스터 인공지능(AI)' 코너로 연결된다.

전시관 중앙에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노바' 시리즈가 전시돼 있어 많은 관람객이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흥미를 보였다.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IFA에서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성진 부회장의 개막 기조연설에 이어 연단에 올라 '모바일 AI의 궁극적인 힘'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이 자리에서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로 인공지능 기술을 강화한 새로운 모바일 AP '기린 980'과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 '화웨이 AI 큐브'도 공개했다.

중국 기업들은 화웨이 전시관을 시작으로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 등 중국 기업들이 한 데 모여 집중적으로 전시관을 차렸다.

하이센스는 전시관 한 켠에 AI를 기반으로 집안의 화재 발생 위험이나 창문 보안 등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를 시연하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스카이워스도 전시관 한쪽 벽면에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에어컨과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을 연계해 통제할 수 있다는 모형도를 설치하고 직접 시연했다.

이 같은 전시 콘셉트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략 방향으로 제시한 '스마트홈'과 결이 같다.

TCL은 자사 전시관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자신들이 개발한 8K TV 제품인 '엑스클루시브'를 전시해놨다.8K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잔뜩 벼르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QLED 8K'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LG전자도 8K TV 제품을 전시하고 거래선 확보에 적극 나섰다.

IFA의 부속행사 성격으로 스타트업 기술 혁신의 장인 'IFA 넥스트'에서는 중국의 활약이 더욱 눈에 띄었다.

특히 누와(NUWA)·유비테크로보틱스 등의 로봇 개발업체들이 한꺼번에 부스를 차려놓고 춤추는 로봇과 안내로봇 등을 대거 선보인 전시관은 전 세계 수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로봇 역시 국내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 영역과 겹친다.

LG전자는 올해 CEO 개막 기조연설 무대 위에서 'LG 클로이'와 대화를 나누고 'LG 클로이 수트봇'을 입은 채 활동하는 모습을 시연하는 등 로봇 기술력 홍보에 총력을 쏟았다.한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올해 IFA 전시관들을 살펴보니 기존의 중국 지역색에서 많이 탈피했다"며 "아직 국내 기업보다 부족한 면은 분명 있지만 추격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