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나선 코스닥… "연내 900선 재도전" vs "어렵다"

증시 전문가 "바이오·IT 회복 긍정적"…전고점 회복 여부는 의견 분분

미중 무역분쟁과 제약·바이오 업종 회계처리 이슈 등 대내외 악재로 뒷걸음치던 코스닥 지수가 최근 반등에 나서 810선을 회복하자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증권가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전망으로 연말까지 꾸준히 상승해 전고점인 900선에 다시 접근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단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전고점 회복은 당분간 어렵다는 회의론이 함께 나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50포인트(1.55%) 오른 816.9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18일(810.44)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810선을 회복한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신흥국 금융 불안 속에 제약·바이오와 정보기술(IT)의 부진이 겹치며 휘청이던 코스닥 시장은 8월16일 장중 743.68까지 밀려 연중 최저치를 찍고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 논란이 잦아들면서 IT 부품·장비 관련주 주가가 완만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제약·바이오 종목도 최근 저가 매수세 유입과 기술 수출 등 호재로 반등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간 제약·바이오 종목의 발목을 잡은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다.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바닥은 찍었다고 본다"며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IT 비중이 35%, 바이오가 15%가량인데 바이오는 업계 테마감리 관련 리스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IT 밸류체인도 미국 경기 모멘텀이나 설비투자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와 정책 기대감, 수급 상황 등도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둔화로 신흥국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무역분쟁 관련 리스크도 일시적으로 잦아들었다"며 "9월부터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200%로 늘어나 개인투자자 수급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김상표·최길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8월에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7월 말 코스닥 활성화 방안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작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가 반등할 여건은 마련됐다는 데에는 이처럼 큰 이견이 없으나 추세 상승으로 이어져 전고점인 900선에 다시 올라설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김상표·최길수 연구원은 "9월 중순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면 관련주들이 살아나면서 추석 이후 10월까지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코스닥 상승 탄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보며 정부 정책의 가시성이 커지면 연말까지 900선에 접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용구 연구원은 "지수가 연말께 900선 탈환을 시도할 수 있겠으나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다소 온도 차를 보였다.

김 연구원은 "전고점을 회복하려면 정부 정책과 IT·바이오 업종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론이 커지면서 수급 기반이 마련돼야 하는데 아직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며 "지수는 3분기 중엔 800선에 안착하려는 흐름을 보이겠고 3분기 실적과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연말까지 900선 복원을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정다이 연구원은 "연내에 전고점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수출 증가율 둔화 흐름과 소비심리 위축 등을 고려하면 수급만으로 지수가 오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정 연구원은 이어 "지난 1월 코스닥 지수의 상승은 향후 수년간의 기대감을 선반영한 결과인데 전고점을 뚫으려면 그 이상의 기대감이 형성돼야 한다"며 "제약·바이오 쪽에서 성공적인 임상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거나 IT 밸류체인을 이끌만한 전 세계적 히트 제품이 나오지 않는 한 연내 전고점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