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26조·소재 10조·에너지 9조… 포스코, 3대 핵심축에 '화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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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년간 45조 투자포스코그룹이 3일 발표한 45조원 규모의 투자와 2만 명의 고용 계획은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우수 인재 조기 확보 등 세 가지 목표에 초점을 맞췄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글로벌 철강산업을 이끌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한발 앞선 투자와 우수 인재 조기 확보가 필요하다”고 투자 및 채용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취임 한 달여를 맞은 최 회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100년 포스코’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스마트 제철소로 경쟁력 제고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제3고로(高爐·용광로)의 스마트화를 추진한다. 중국발(發) 철강 공급 과잉과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본업인 철강 부문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스마트 제철소의 핵심은 고화질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이다. 고로에 투입하는 철광석과 석탄을 실시간으로 자동 제어해 생산비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年평균 9조 역대최대 투자
광양제철소 스마트화 추진
고부가 철강 설비 신·증설
철강서만 5년간 1만명 채용
리튬 등 배터리사업 강화
삼척火電·가스전 개발도
대기업 8곳 투자액 398조
지난해 정부 예산과 맞먹어
포스코는 또 ‘기가스틸’과 ‘포스맥’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설비도 신·증설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차량 경량화 추세를 겨냥해 개발한 기가스틸은 ㎟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무게 1t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를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기가스틸에 올려놔도 견딜 정도다.
포스맥은 부식을 막는 기능이 기존 강판에 비해 5배 이상 뛰어나 ‘녹슬지 않는 철’로 불린다. 태양광 발전 등 옥외 시설물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부생가스 발전설비를 새로 짓는 등 친환경 설비 투자도 확대한다.◆미래 먹거리 적극 발굴
포스코는 철강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 ‘대표 선수’는 리튬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원료로 쓰인다. 포스코는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해외 염호(鹽湖)와 정광(자연광석을 높은 품위의 광물로 가공한 광석)을 적극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공장의 신·증설도 추진한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ESM은 전남 광양에 2022년까지 연산 5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기존 구미 공장을 합쳐 6만2000t에 달하는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전기차 배터리 10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양극재와 음극재,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점유율 20%, 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의 발전 자회사인 포스코에너지와 종합상사인 포스코대우, 포스코건설 등도 에너지와 인프라 사업을 확대한다. 포스코에너지는 3조5000억원 규모의 삼척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포스코대우는 미얀마 가스전 2단계 개발사업에 나선다.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미얀마 가스전은 국내 민간 기업의 대표적인 해외 자원개발 성공 사례로 꼽힌다. 포스코대우는 3000억원을 투자해 미얀마 가스전에 8개의 생산정을 추가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인프라 개발 사업 경험이 풍부한 포스코건설도 설계와 유지보수 등 수주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포스코는 4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맞춰 각 사업 분야 채용도 늘린다. 철강 신기술 개발과 생산현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철강 부문에서만 5년간 1만 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신성장동력인 2차전지 소재와 발전 등 에너지 부문에서도 5000명을 충원한다. 건설 등 인프라 분야에서도 5000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뽑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8개 대기업(10대 그룹 7개사)이 발표한 중장기 투자금액은 398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정부 예산(400조원)과 맞먹는다. 이들 기업이 밝힌 신규 채용 규모는 23만 명에 이른다. 재계 4위(자산 기준)인 LG그룹(올해 19조원 투자, 1만 명 채용)이 가장 먼저 대형 투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현대자동차(5년 23조원·4만5000명), SK(5년 80조원·2만8000명), 신세계(3년 9조원·3만 명), 삼성(3년 180조원·4만 명), 한화(5년 22조원·3만5000명), GS(5년 20조원·2만1000명) 순으로 투자 및 고용 계획 발표를 이어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