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에너지 西ICT 南신소재 北바이오… 강소기업 혁신기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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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미래산업 전략'경상북도는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이전하면서 활력을 잃고 있는 경북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북을 4대 권역으로 나눠 신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4대 권역별 신산업을 중심으로 자립형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 경북의 새로운 산업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기업의 스마트화와 서비스화 등 스케일업(성장)을 지원해 경북을 강소기업 혁신기지로 재무장시키기로 했다.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이 산업 중심으로 만든다는 것이 민선 7기 경북 경제의 핵심 전략이다.
4대 권역별 신산업 육성…산업거점 클러스터 조성
◆동부해양권대기업 하도급, 수직관계 철강소재 및 부품 가공산업 중심이던 포항 등 동부해양권은 철강산업 제조혁신과 세계 유일의 3대 가속기(포항, 경주)를 활용한 바이오신약, 로봇융합연구원을 기반으로 한 로봇산업, 2차전지 소재와 전기차, 에너지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기상용차 플랫폼 개발 및 전기차 특화산업단지 조성, 스마트카 영상인식 등 복합활용 스마트센서산업을 국산화하는 전략도 포함됐다.포스텍(포항공과대, 총장 김도연)의 나노융합기술원, 정보통신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경북 인공지능거점센터 등이 혁신 거점기관들이다. 포항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로 육성한다.
포스텍은 지난달 24일 미래도시연구센터(FOIC)와 빅데이터를 수집, 관리해 교육과 연구, 창업에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빅데이터 센터(OIBC)를 열고 스마트시티와 미래도시 연구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남부도시권
경북의 남부도시권은 단순 하청형 저부가가치산업 중심에서 메디컬&ICT(정보통신기술)융복합, 뷰티산업클러스터와 자동차부품기업 고도화 중심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경산과 영천 경주 울산 등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형성된 자동차부품산업 벨트의 산업 고도화 여부는 경북 남부 도시권의 가장 큰 현안이다.
경상북도와 영천시, 경산시는 이 지역의 혁신주체들인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바이오메디컬생산기술연구센터, 항공기술시스템 기술센터)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그린카부품기술연구소 등과 기업 간의 미래사업 공동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경산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뷰티산업도 경북을 살릴 다크호스 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 3년간 경북지역 화장품 기업 수는 78개에서 166개로 증가했다. 고용도 451명에서 785명으로 늘었다. 수출도 520억원에서 1191억원으로 급증했다.
경상북도와 경산시는 화장품 특화생산수출산업단지와 글로벌비즈니스를 위한 집적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오는 10월 착공해 2020년 9월 준공 예정인 16만㎡ 규모의 수출단지에는 많아야 20개사 정도를 수용할 수 있지만 50개사가 몰렸다.
경상북도와 경산시는 18만㎡의 제2화장품 특화단지 추가 조성에 나섰다. 하청형 자동차부품 기업의 고도화와 전기차부품 기업화도 추진된다. 안동 영주의 관광문화 콘텐츠를 경산의 게임센터와 연계하는 게임산업 육성도 남부 도시권의 미래사업으로 검토되고 있다.◆서부산업권
대구·경북권 대기업 및 1차 협력사 등 344개 기업이 경기 파주와 베트남 등지로 옮겨가면서 대기업 생산기지의 면모를 잃어가는 구미 등 서부산업권은 강소기업 혁신기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정성현 경북도 과학기술정책과장은 “김천과 구미 등에 국가혁신클러스터 지구를 지정하고 도레이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탄소산업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ICT 융합 사업 다각화를 비롯해 구미 하이테크밸리(5산단) 조성, 탄소 융합 및 ICT 융합 중견기업 유치도 역점 사업으로 추진된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구미1단지 재생사업과 연계한 드론, 고안전 e모빌리티산업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북부자원권
경북도청이 이전한 안동 예천 등 북부자원권은 백신과 바이오, 스마트팜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백신산업 육성에는 안동의 SK케미칼 백신공장과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백신산업특구를 활용한다. 경북농업에 스마트팜 개념을 도입해 농업의 4차 산업혁명화를 선도하기로 했다. 경북은 13년째 귀농 인구 1위 지역으로 40대 이하 비중도 38%로 가장 높다.권역별 산업육성 전략을 연구한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원장은 “아이폰에서 애플이 보유한 기술은 10% 수준이었고 나머지 90%는 정부지원을 받아 개발한 기술”이라며 “리스크가 높은 신사업 육성에는 기업가적 마인드를 가진 지방 정부가 나서서 위험을 분산하고 선도적 투자를 과감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