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닷새간 30개국 정상과 회담 '살인적 스케줄' 눈길

20여개국 정상과 회담 남아…건강 우려로 방북 물건너 간듯
매시간 정상회담·환영식에 장문 연설까지 시진핑 '지친 기색'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닷새 동안 무려 30개국 아프리카 정상들과 개별 정상회담을 하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이 기간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관련 일정까지 합치면 무려 33차례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66세의 나이로는 감당하기 벅차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시 주석은 20여 개국 아프리카 정상들을 더 만나야 하는 등 이번 주 내내 이러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해 건강 우려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을 즈음한 방북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전날 개막한 중국과 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아프리카 53개국 정상과 유엔 사무총장 등 27개 국제 및 지역 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북새통을 이뤘다.이번 회의의 주인공인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30일 회의 참석차 국빈 방문한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을 맞이하면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당일 오후 6시에는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다음날인 31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전에는 소말리아, 보츠와나 대통령과 만나고 오후에는 남수단 등 5개국 대통령과 만나 하루에만 7개국 정상과 회담을 했다.지난 1일부터 시진핑 주석의 일정은 더욱 빡빡해졌다.

이날 10시간 동안 리비아, 기니 등 무려 11명의 아프리카 정상들과 공식 환영식 및 회담을 진행했다.

지난 2일에는 10시간 동안 11차례 공식 행사를 치렀고 매 행사의 간격은 몇 분에 지나지 않았다.신화통신이 "시 주석이 숨돌릴 틈도 없이 공식 행사를 소화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시진핑 주석은 3일 오전에는 '중-아프리카 지도자·경제계 대표 고위급 대화 및 제6차 기업인 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으며 오후에는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개막식 연설을 통해 운명 공동체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주말도 없이 강행군을 계속한 시 주석은 아프리카 정상들과 연이은 공식 환영식에 안색이 굳어진 모습이 가끔씩 노출되기도 했으며 지난 3일 개막식에서 장문의 연설을 읽을 때는 다소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은 4일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원탁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폐막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직 만나지 못한 20여 개국 아프리카 정상들과 이번 주 회동할 계획이라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심지어 오는 5일부터 8일까지는 모나코 대통령의 국빈 방문까지 예정돼있다.

시 주석이 이처럼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 등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개도국인 아프리카를 껴안아 자유무역의 대변자라는 국제적 이미지를 각인하고, 집권 2기 들어 자신의 지도력에 대한 내부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한 시진핑 주석의 일정은 한마디로 숨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젊은 사람들도 소화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그만큼 중국이 아프리카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