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로·코나 'SUV 전기차' 공습에 밀려나는 아이오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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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브랜드 연초 이후 판매 62% 줄어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전용 차량인 아이오닉(사진)이 내수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판매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8월 전기차 113대 그쳐
코나 일렉트릭·니로 EV에 상품성 밀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 속에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EV와의 ‘집안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 나온다.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아이오닉 내수 판매량은 488대로 집계됐다. 이 차는 올 들어 1월 1298대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연초와 비교하면 62.4% 줄었다.
아이오닉의 전기차, 하이브리드카(HEV) 모델 등이 모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200㎞(복합 기준)로 친환경차 경쟁력과 상품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차가 지난 4월 말 판매를 시작한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406㎞(64㎾h 배터리 기준)를 달릴 수 있다.기아차 니로 EV는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에 이름을 올렸다. 976대 팔려 나가 같은 기간 코나 일렉트릭(648대)을 크게 앞질렀다. 1회 충전 시 최대 385㎞를 주행할 수 있는 니로 EV는 기존 국내 최초 친환경 SUV 이미지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했다.
또 한국GM이 판매 중인 볼트 EV 공급 물량이 많아지면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이 차는 1회 충전 주행 거리 383㎞로 방전 불안감을 대폭 줄인 게 특징이다.
이뿐 아니라 전기차 구매 때 지원하는 보조금이 일찌감치 동이 나고 갈수록 줄어드는 시장 상황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016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뒤 노후화가 진행됐다”며 “주행 거리 등 상품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오닉은 첫 친환경차 전용 브랜드인 만큼 현대차가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 성능 개선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단순히 차량 뿐 아니라 모빌리티(이동) 서비스 등 미래차 경쟁에도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수입차 업체들의 신차 공세도 뜨겁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올 하반기 고성능 SUV 전기차 ‘아이페이스(I-PACE)’와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레인지로버 P400e 등을 내놓는다.국내 수입차 판매 1위 메르세데스벤츠는 고급 준중형 세단 C클래스의 PHEV C350e를 출시한다. 지난 4월 말 나온 GLC 350e 4매틱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도요타의 경우 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고급 차 브랜드 렉서스는 신형 ES300h를 오는 다음달 선보일 계획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