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폐기 직전까지 갔었고 대북 선제공격 플랜도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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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특종' 밥 우드워드가 공개한 트럼프 뒷얘기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쓴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사진)가 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과 외교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상을 담은 비화(秘話) 때문이다. 저자는 1972년 공화당 닉슨 행정부의 민주당사 불법도청 사건(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언론인이다.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기 위한 서한을 작성했으며 대북 선제타격 계획을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448쪽 분량인 이 책은 트럼프 행정부 전·현직 관리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쓰였으며 오는 11일 정식 출간된다.WP 등이 보도한 우드워드의 신간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한·미 FTA 폐기 서한을 작성했지만 게리 콘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서한을 몰래 빼내 대통령 서명을 막았다. 콘 전 위원장은 훗날 동료들에게 “국가안보를 위해 서한을 치웠고, 대통령은 편지가 사라진 걸 눈치채지 못했다”고 회고했다고 우드워드는 책에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2017년 1월20일) 한 달 뒤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대북 선제공격 계획을 요청하기도 했다. 책 내용대로라면 미·북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던 지난해 미 정가 등에서 나돌던 ‘대북 선제 타격론’이 결코 뜬소문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선 주한미군이 필요한지, 한반도에 왜 막대한 돈을 써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이걸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티스 장관은 “대통령은 5~6학년처럼 행동했고, 그 정도의 이해력을 지니고 있다”고 동료들에게 말한 것으로 우드워드는 전했다.
백악관 인사들은 일제히 책 내용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인용된 내용은 사기와 대중에 대한 속임수로 채워졌다”고 했다. 콘 전 위원장이 한·미 FTA 폐기 서한을 몰래 치웠다는 내용에 대해 “지어낸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