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人] 규제개혁 앞장 선 '여당안의 野'… 최저임금 인상에도 '쓴소리'

몸값 오르는 '경제통' 최운열 민주당 의원

서강대 교수·금통위원 거쳐
경제 민주화엔 강한 의지
전문성·친화력으로 입지 넓혀
“쓴소리할 여당 의원도 필요해요. 침묵했던 저도 반성 많이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고령 초선 의원이자 ‘경제통’인 최운열 의원(사진)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최 의원은 최근 한 강연에서 “철저한 준비 없이 시작한 최저임금 인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화제가 됐다. 청와대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최 의원이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출신으로 규제 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있어 신뢰가 간다”는 평가가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거시경제·금융 전문가인 최 의원 ‘몸값’도 오르고 있다. 최 의원은 1982년부터 서강대에서 경영학을 가르쳤고, 2002~2003년엔 한은 금통위원을 지냈다. 20대 국회 민주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최 의원은 ‘김종인(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계’란 이미지가 강했다. 김 전 대표 탈당 이후 당내 역할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학자 출신의 전문성과 특유의 인화력으로 당내 입지를 조금씩 넓히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특례법과 금융혁신지원법 등 규제 완화 법안이 다수 계류돼 있는 정무위원회에서 활약이 돋보인다는 평가다.최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혁신성장을 위해선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안보다 더 폭넓게 인터넷은행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원격의료 등에서도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당내에서도 반발이 심한 인터넷은행 특례법 등에 대해 여야 의원들을 구체적인 자료와 논리로 설득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홍영표 원내대표 요청으로 경제·민생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규제 완화 법안 작성과 ‘반대파’를 설득할 논리 수립 등의 역할을 맡았다”고 귀띔했다.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 최 의원은 금융과 관련한 입법과제를 논의하는 국회 공식 연구모임인 ‘임팩트금융포럼’과 경제민주화 포럼 ‘조화로운 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여야 의원이 다수 참여하는 모임에서 초선 의원이 좌장을 맡는 건 이례적이다.

최 의원이 주장한 정책들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수사를 개시하는 전속고발권 폐지가 대표적이다. 최 의원은 평상시 “이 제도를 폐지해 ‘공정위만 잘 포섭하면 된다’는 인식을 없애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고 말해왔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달 22일 38년 만에 전속고발권 폐지를 발표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