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잔수 9·9절 방북에 중국 상무위원급 내달 방한할 듯

"중국, 준비작업 착수"… 방한 맞춰 남은 사드 보복조치 풀릴 수도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오는 8일 방북하기로 함에 따라 다음달에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남한과 북한이 모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답방을 요청했으나 중국 당국이 대내적 여건과 미국의 경계 등으로 요청을 들어주기 어려워짐에 따라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남북한에 상무위원급을 보내 성의를 표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베이징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내달 중순 상무위원급의 방한을 추진하고자 내부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후 시 주석의 답방 가능성을 검토한 끝에 내달 중순 상무위원급을 특별대표 자격으로 보내기로 하고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방한에 맞춰 한국에서 할 다양한 행사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방중해 시 주석과 만나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문제를 해소하고 한중 관계 복원에 노력하기로 하면서 시 주석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춘 시 주석의 방한은 불발되고, 서열 7위 상무위원인 한정(韓正) 상무 부총리가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바 있다.

특히 시 주석은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으로 9·9절을 즈음해 답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특별대표로 방북하기로 함에 따라 형평성 차원에서 한국에도 비슷한 급의 인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현재로선 평창 동계올림픽 때 왔던 한정 부총리나 '시진핑 책사'인 서열 5위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상무위원이 올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이 남북간 균형을 맞춰 리잔수 상무위원장을 한국에도 보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이 상무위원급의 내달 방한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말 한중관계를 경색시킨 사드 문제를 풀기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관계복원이 시작된 시점이라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선언문을 통해 한중 양국은 사드 갈등을 풀고 각 분야에서 조속히 교류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과 한정 부총리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으로 이어지며 양국 간 접촉이 복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중국 상무위원급의 방한에 맞춰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제한 등 중국의 나머지 사드 보복 조치도 풀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상무위원급 방한이 중국 고위급 내부에서 비공개로 추진 중인 일이라 한국 측과는 아직 공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내부적으로 상무위원급 방한이 준비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