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10년새 기업가치 700억弗로… '우버 신화'의 비결은

우버인사이드

애덤 라신스키 지음 / 박영준 옮김
행복한 북클럽 / 356쪽│1만6000원
지난달 출장차 영국 런던에 6박7일 동안 머무른 직장인 박모씨(37)는 너무 비싼 런던의 택시비에 혀를 내두르며 스마트폰에 ‘우버’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다. 택시비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그는 모든 이동 일정을 우버로 소화했다.

우버는 택시 한 대 없이 세계 최대 택시회사를 키워냈다. 우버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에 전 세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은 희망을 갖는다. 스마트폰으로 리무진을 부르는 승차 서비스로 트래비스 캘러닉이 2008년 시작한 스타트업 우버는 이제 세계 60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다국적 거대기업이 됐다. 창업 10년 만에 우버의 기업가치는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우버는 ‘차량 공유 시장’에 진출하며 ‘공유경제’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창조한 공유경제 플랫폼은 ‘공유 숙박’의 대명사 에어비앤비 등의 등장을 이끌기도 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의 편집국장인 애덤 라신스키가 쓴 《우버 인사이드》는 공유경제 플랫폼의 상징이 된 우버의 비밀을 파헤친 책이다. 그는 앞서 애플의 조직도와 내부 시스템을 파고든 첫 번째 저서 《인사이드 애플》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는 캘러닉과의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입체적으로 접근한다. MP3파일 및 P2P(사용자 대 사용자) 데이터 공유 스타트업 창업과 폐업을 반복한 캘러닉이 창업 후 투자 협상을 할 때마다 보여준 백전노장의 추진력 및 경쟁사들과의 다툼, 규제 돌파 비법 등을 책에 담았다.

물론 우버라고 해서 무조건 승승장구하진 못했다. 우버는 2016년 약 28억달러, 지난해엔 45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각 국가의 정부 규제 무시, 운전사 착취, 택시산업 몰락이라는 논란도 일으켰다. 그럼에도 우버에 투자하겠다고 달려드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2004년 창업한 페이스북이 2012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때까지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가량을 투자받은 반면 우버는 10년 동안 217억달러(약 24조원)가량을 투자받았다. 캘러닉의 성공법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과 투자 생태계 및 경쟁환경 등 실리콘밸리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