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소득주도성장 조절 필요" vs 홍장표 "반드시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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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특위 출범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소득주도성장은 시장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설계자’로 불리는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 앞에서 급진적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위험성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동연의 '위험성 경고'에
홍장표 '정책 고수' 강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위는 이날 출범식과 함께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김 부총리, 홍 위원장을 비롯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등이 참석했다.김 부총리는 회의 발언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여러 논란의 여지가 있어 오해를 받고 있다”며 “시장에 부담을 준다거나 반기업적이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수용성을 감안해 우선순위나 정책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은 혁신성장과 같이 맞물려서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한 것도 아니고, 둘 중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을 배척하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는 “혁신성장이 (소득주도성장과) 같이 이뤄져야 경제를 발전시키고 볼륨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에 이어 발언한 홍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기존 의견을 고수해 김 부총리와 대조를 이뤘다. 홍 위원장은 “한국 경제를 이끌던 수출 대기업의 낙수효과에 의존한 경제성장 패러다임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소득주도성장은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시장 규칙을 바로잡고 사회안전망과 복지를 강화해 소득분배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미 발표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고 구체화하겠다”고 설명했다.현 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홍 위원장은 지난 6월 수석에서 물러나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소득분배지표와 고용지표가 악화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장 실장은 이날 현판식에만 참석하고 회의에는 불참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