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10개월來 최대… 반도체 수출이 이끌었다

7월 87.6억弗…77개월째 흑자
7월 경상수지 흑자가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덕이 컸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 석유화학업종 비중이 40%를 웃돌면서 소수 제품군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 흑자는 87억5700만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 122억8700만달러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연속 흑자 기록은 77개월로 늘어나게 됐다.경상수지 흑자는 상품 수출이 주도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해 7월 106억달러에서 올해 7월 114억달러로 늘었다.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억달러 늘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31억달러 적자였다. 여행수지 적자폭은 다소 줄었다. 7월 한국을 찾은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4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가공서비스, 운송,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의 적자는 늘었다. 이전소득수지도 8억달러 적자였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18억달러, 수입은 16.4% 늘어난 449억달러였다. 수출은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가 가장 많은 106억달러였다. 화공품과 석유제품을 포함한 석유화학제품도 103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수출에서 이들 제품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16.5%를 차지하고 석유화학 제품은 16.1%였지만 올 7월에는 각각 20.4%, 19.9%였다. 이들 두 개 제품군이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담당한 셈이다.선박 자동차 가전 등 전통적인 주력 수출 품목은 크게 부진했다. 선박 수출은 16억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73% 급감했다. 승용차는 13.8% 감소한 29억달러, 가전은 16.2% 줄어든 6억달러였다. 수입은 원자재 품목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은 105억달러 늘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