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29년 만에 최대 증원… 뒷감당은 누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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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만6천명↑…총 110만명일자리 문제로 다급해진 정부는 대기업과 은행 등에 채용을 늘리라는 ‘무언의 압력’을 넣는 것과 동시에 공무원 일자리 증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약대로 17만4천명 늘리면
세금 327조 이상 들어갈 듯
정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9년 예산안에서 내년 공무원 증원을 3만6000명으로 잡았다. 이 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990년 노태우 정부 당시 3만6775명을 증원한 이후 29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된다. 경찰, 집배원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한정된 충원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공무원은 복지 지출처럼 경직성이 있어 한 번 늘어나면 좀체 줄이기 어렵다. 그만큼 세금으로 메워야 할 공무원 인건비와 연금 충당액은 매년 증가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총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늘리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매년 공무원을 대폭 증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만75명, 올해는 2만4475명이다. 내년 채용 예정인 국가직 공무원은 2만616명, 지방직은 1만5000여 명이다. 국가직만 보면 올해(9475명)보다 두 배 이상 더 뽑는 것이다. 분야별로는 경찰 6312명, 군무원 5945명, 보건·영양·상담교사 등 교원 3346명, 집배원 2252명, 질병 검역·미세먼지·세관 등 생활·안전 분야 2052명, 근로감독 535명, 헌법기관 174명 등이다. 예정대로 공무원 충원이 이뤄지면 내년 전체 공무원은 처음으로 110만 명을 넘어선다.
내년 국가직 공무원 증원에 필요한 인건비 예산은 약 4000억원이다. 하지만 한 번 입직하면 중도 퇴직이 적은 공무원 직업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정부 계획대로 공무원 17만4000명을 더 뽑으면 국민 세금이 약 327조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