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한금융, 부동산금융 진출… '리딩금융' 굳히기

업계 6위 아시아신탁 인수
KB금융과 격차 벌리기 가속
3대 금융지주 가운데 부동산신탁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은 신한금융그룹이 유일하다. KB금융그룹은 2002년 주은부동산신탁(현 KB부동산신탁)을, 하나금융그룹은 2010년 다올신탁(현 하나자산신탁)을 인수해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신한금융이 아시아신탁 인수에 나선 배경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3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공동으로 보유한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지분 50%를 쥔 교보생명이 매각을 거부해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계열사 경영권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한 금융지주회사법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부동산의 관리·처분·개발을 위탁받는 사업이다.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국내 11개 부동산신탁회사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은 전년보다 28.7% 늘어난 506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지난해 각각 474억원과 429억원을 벌어들여 알짜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은행업과 부동산신탁사업 간 시너지도 크다는 평가다. ‘돈 되는’ 고액자산가들이 신탁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다 재개발 조합 중도금 대출 등 짭짤한 수수료 비즈니스와도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신한금융의 아시아신탁 인수는 이르면 다음주 확정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2000억원 초반대를 제시하는 데 비해 매각자인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 측은 3000억원 수준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양측이 기대하는 가격이 다소 차이 나 변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소액주주 지분 20.85%를 추가로 인수하면 전체 거래 규모는 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06년 설립된 아시아신탁은 국내 부동산신탁 시장의 7.0%(2017년 수수료수익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6위 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640억원, 영업이익은 383억원이었다.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신한금융의 인수자문사를,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아시아신탁의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다.

정영효/김대훈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