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구독경제'

커버스토리

월정액 내 車 골라타고 건강검진도
소유 대신 '가입'…소비 방식 바꿔
아침마다 집 현관 앞에 놓여 있는 신문과 우유 한 병. 매달 정해진 금액만 내면 매일 사러 갈 필요가 없다. 약속한 장소와 시간에 필요한 만큼 배송해주는 전통적인 ‘구독(subscription)’ 서비스다.

오래된 마케팅 수단인 구독 서비스가 영역을 확장, 진화하고 있다. 기존 구독 서비스는 면도날, 칫솔모, 생리대, 속옷 등 생필품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맞춰 취미, 음식, 장난감, 교육 도구, 책 등을 맞춤 배송한다. 인공지능(AI)이 생애주기별 필요한 것을 골라 보내주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자동차와 명품 등 고가품에 대해서도 ‘소유’가 아니라 ‘경험’으로 돌아서고 있다. 대당 1억원이 넘는 자동차 포르쉐는 미국에서 매달 220만원을 내면 8가지 차종을 원하는 때마다 골라 탈 수 있는 ‘포르쉐 패스포트’를 작년 말 내놨다. 캐딜락과 BMW, 벤츠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도 미국에서 월 279달러(약 30만원)에 원하는 차를 선택하는 ‘현대 플러스’를 시작했다. 미 서부의 병원 포워드는 월 149달러로 질병 사전진단과 유전자 분석을 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글로벌 구독 경제 시장 규모가 2015년 466조원에서 2020년 588조원가량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구독 경제는 수백 년을 이어온 소유의 개념을 해체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소유에서 가입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