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메르스,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교훈 실천"

"국민 걱정 많이 쌓인 시기에 메르스까지 발생…황망하실 것"
"공직자, 긴장감 가지고 모든 사태 대비…질문 없을 정도로 설명해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 발생과 관련해 "2015년의 경험에서 우리는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이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메르스 대응 긴급 관계 장관회의'에서 "초기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선제로,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미리미리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국민의 걱정이 많이 쌓여있는 시기이다.

그런 터에, 며칠 사이에 건축물 안전사고에 이어서 메르스까지 발생해 국민의 불안이 몹시 커져 있다"며 "더구나 추석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 국민께서 더욱더 황망하실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공직자 여러분은 긴장감을 가지고 모든 사태에 대비해 주시고, 국민께서 조금이라도 덜 걱정하시도록 세심하게 임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관련, "38명의 사망자를 냈다는 결과 못지않게 그 과정 또한 많은 아픈 경험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다"며 "대응은 더뎠고, 환자가 다녀갔거나 입원한 병원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불투명하게 관리해 국민 걱정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때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서 초동대응을 제대로 하고, 모든 일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피해자가 한 분도 나오지 않고 국민이 걱정을 덜 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거듭 당부했다.이 총리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초기대응"이라며 "오늘까지 사흘째인데 초기대응은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놓치고 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며 "지금 격리된 22명과, 그 가족들 또는 우리가 모르는 22명과 접촉하셨던 분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꼭 알려주시고 그래야만 본인도 다른 국민들도 안전을 지킬 수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대국민 설명을 홈페이지, 온라인 등을 통해서 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메르스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필요 이상이라 할만큼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억측과 과장된 걱정을 가질 수 있다"며 "모든 상황에 대비한 설명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SNS 등을 통해) 메르스와 관련한 수많은 질문이 받았다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 그 환자가 탔던 택시 운전사는 어떻게 됐나 ▲ 쿠웨이트에 있는 환자 회사 가족들은 어떻게 되나 ▲ 대사관에서는 뭘 했나 ▲ 그 비행기는 어떻게 조치했나 ▲그 택시는 어떻게 했나 등등의 질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언론은 늘 분량의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언론의 숙명적 한계"라며 "질문이 더 나오지 않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 날마다 기자회견을 해서(했으니) 됐다, 그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 총리는 끝으로 자신이 지난 메르스 사태 때 한 지역의 의사협회장과 공동대책위원장으로서 현장에서 뛴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메르스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세계적 평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환자 발생 및 대응조치 현황'을,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는 기관별 대응상황 및 조치계획을 보고했고, 회의 참석자들은 메르스 확산방지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진희선 서울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또, 메르스 환자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김남중 감염내과 교수 및 민간 전문가인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와 한림대 이재갑 교수도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