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 통상보복' 시사 발언에 日 "다음은 우리차례" 당황

日언론 "이달末 정상회담서 美 시장개방 압박 강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통상 보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일본 언론들은 이날 조간신문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통상 문제에 대해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보도하며 미국이 일본을 다음 표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일본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딜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보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나는 그렇지 않다(보복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본과) (통상)협의를 하려 하지 않았던 유일한 이유는 중국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 미국이 이달 말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장개방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신문은 "트럼프 스타일이 (다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압적인 언어로 미일간 거래를 유리하게 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본에 자동차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위협 카드를 내밀며 강한 시장 개방 압박을 펼 우려가 있다며 일본 정부는 미국과 실무 수준 협의를 계속해 통상 마찰을 회피할 방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마이니치신문은 "트럼프 정권이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교섭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뤄냈고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마쳤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액이 세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인 일본을 다음 표적으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급속하게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것에는 중국의 보복관세에 힘들어하는 미국 농업계의 불만이 있다"며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를 일본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권의 대일 통상 압박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진주만 공습을 언급하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압박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할 때 '2차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을 잊지 않는다'고 말하며 일본의 통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