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도 경계 1호는 '스코어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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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타에 수억원 왔다갔다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승에 빛나는 더그 샌더스(미국)에게 1966년 펜사콜라오픈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당시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그는 첫날 9타를 줄이더니 2라운드에서도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타이틀 방어에 바짝 다가섰다.
사인 前 수정은 괜찮아
열 받는다고 클럽으로 그린 내리 찍었다간
중대 에티켓 위반 '실격'
대회 최고 스타에게 팬들의 사인 요청이 쇄도한 건 당연했다. 그리고 샌더스는 몰려드는 사인에 일일이 응해줬다가 정작 제일 중요한 곳에 자신의 이름을 적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스코어카드였다. 샌더스는 당시 우승 스코어였던 16언더파에 근접한 점수를 이틀 만에 기록하고도 실격당해 빈손으로 돌아갔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수기로 작성하는 스코어카드는 여전히 선수들의 ‘경계 대상 1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따르면 2018시즌에 선수들의 실격은 총 5번(6일 기준) 있었고, 이 중 세 번이 스코어카드 오기로 인한 실격이었다. 2016년부터 벌타 사실을 모르고 잘못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을 때는 실격을 면할 수 있지만, 벌타 상황과 관계 없이 실제 타수보다 적은 스코어를 제출하면 바로 짐을 싸야 한다.
프로선수들이 스코어를 잘못 적는다는 것에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1타로 많게는 수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스코어카드 오기는 자주 일어나는 실격 사유”라며 “최근에는 스코어카드를 최종 제출하기 전 점수를 철저히 계산하기 때문에 사인을 하지 않아 실격당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에티켓 관련 실격도 있다. A대회에 참가한 한 선수는 퍼트를 하다 분을 삭이지 못하고 클럽으로 그린을 내려찍었다가 적발됐다. 골프규칙 33조7항은 위원회가 중대한 에티켓 위반을 한 플레이어를 실격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머지 한 건은 중대한 위반이 있는 오소플레이 때문에 발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