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홍준표… '인적 청산' 시동거는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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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추석전후 당무감사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인적 청산의 칼을 빼들었다. 전국 당협위원장 교체 카드다. 미국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15일 귀국 계획을 밝힌 것과 맞물려 한국당의 당권 향방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당협위원장 교체 본격 착수
홍준표 전 대표, 15일 귀국
당권 경쟁 '힘겨루기' 예고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9일 “당헌·당규에 따라 이번 추석을 전후해 전국 253개 지역 당협위원회에 대한 당무 감사 계획을 각 위원회에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교체 비율은 아직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60일간의 당무 감사에서 하위 평가를 받은 당협위원장은 교체할 것”이라고 했다. 감사 결과는 연말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7월17일 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위원장은 약 두 달간을 당 정체성 확립에 매진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이념을 ‘국가주의’로 규정하고, 한국당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자율주의’로 정의했다. 이번 당무 감사는 김 위원장이 본격적인 쇄신의 칼을 빼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2020년 총선을 치를 새로운 인물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당협위원장은 전국 각 선거구의 책임자다. 당의 지방 조직을 관리하며 지방선거에선 후보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주로 현역 국회의원이나 차기 총선 출마 예정자가 맡는다. 정치권에선 이번 인적 쇄신의 핵심이 결국 ‘홍준표 키즈’ 교체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국당은 홍 대표 체제이던 지난해 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무 감사를 통해 전체 당협위원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62명을 교체했다.
홍 전 대표가 15일 귀국하기로 하면서 그가 한국당의 인적 쇄신 과정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홍 전 대표가 김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미국에서 수차례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논평을 내놓으면서도 김 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결행한 ‘2선 후퇴’ 시기가 어느 정도 끝났다는 판단을 하면 김 위원장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국당 안팎에선 홍 전 대표가 내년 초 치러질 예정인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에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당 내에는 여전히 홍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들이 원내와 원외에 상당수 배치돼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전국 당협위원회를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따라 홍 전 대표의 정치 복귀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갈등의 대한민국으로 들어간다”며 “내 나라가 부국강병한 나라가 되고 선진 강국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36년 만의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냈다”며 “나머지 인생을 대한민국을 위해 어떻게 헌신해야 할지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