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행복한 공동체…서울시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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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실태 조사→주민참여 확대→스마트 아파트로 3단계 진화
층간소음 관리부터 전자결재·온라인투표 이르기까지 다양오늘도 서울 여기저기서 아파트가 계속 지어진다.사람들은 서울로 몰려들고, 그중에서도 아파트에 너도나도 둥지를 튼다.
문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갈등과 분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 배우 김부선을 중심으로 떠들썩했던 '난방비리'도, 층간소음 분쟁 끝에 발생한 폭력사건도 모두 대형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발생했다.아파트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관리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시민 삶의 주요 터전인 아파트를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시작한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이 올해로 5년을 맞았다.
비리 없는 투명한 아파트 운영, 더불어 사는 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한 사업이 1~3단계 과정을 거쳐 현재 12가지로 운영 중이다.◇ 비리 실태조사부터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까지
시는 2013년 아파트 관리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아파트 관리실태 시·구 합동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주민참여 공동체 회복운동을 시작했다.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 '아파트 관리비리 실태조사', '공동주택 층간소음 관리' 등 다섯 가지 사업이 '맑은 아파트 만들기' 1단계 사업으로 출발했다.
'아파트 관리비리 실태조사'는 자치구에서 점검하거나, 자치구의 의뢰를 받아 감사 대상 아파트를 선정해 시가 관리비리를 점검하는 사업이다.서울시와 자치구는 2014년 175개 단지를 시작으로 2015년 203개 단지, 2016년 176개 단지, 2017년 188개 단지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다.
김부선을 '난방비리 열사'로 만든 성동구 한 아파트에 대해서도 2013년 시가 감사를 펼친 바 있다.
시는 올해는 강북권 10개, 강남권 10개 단지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위반되는 공사·용역, 장기수선계획 이행 미흡분야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은 소통·주민화합, 친환경 실천·체험, 취미·창업, 교육·보육, 건강·운동, 이웃돕기·사회봉사, 혼합 등 7개 분야에 대한 아파트 단지 공모사업에 시·구 보조금을 지원한다.
연말에는 '공동주택 한마당 행사'를 통해 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수사례를 발표·시상하고 전시·체험부스도 운영해 여러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하나가 되는 장을 마련한다.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는 입주자대표, 관리사무소장, 관심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이다.
공동주택관리법 분야에 현장경험이 풍부한 변호사, 층간소음 전문가 등의 강의와 현장사례를 들을 수 있다.
또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배울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도 진행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2천여 명이 강의를 들었다.◇ 주민 참여 확대…편리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로
2015년 시작한 '맑은 아파트 만들기' 2단계 사업은 실태조사를 통한 비리 적발 위주에서 주민 참여 확대와 주민 역량 강화, 비리예방시스템 마련에 집중했다.
1단계 사업에 더해 '아파트 온라인 투표 강화'와 '아파트 관리품질 등급제 추진'을 새롭게 시작했다.
'아파트 관리품질 등급제'는 아파트 단지별 관리 실태를 서울시 직권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운영관리, 회계, 건축기술, 공동체생활 등 5개 분야 총 149개 항목에 걸쳐 100점 만점에 우수(80점 이상), 보통(60점 이상), 미달(60점 미만) 등급으로 평가해 아파트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
'우수' 평가를 받은 아파트는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을 통해 공개하며 연말에 시상한다.
2016~2017년 213개 아파트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52개 아파트가 '우수'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준공 후 3년이 경과한 900세대 이상 100개 단지에 대해 평가를 진행한다.◇ IT기술 접목한 스마트아파트로
2016년부터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3단계 사업은 '스마트 아파트'로 정의된다.
IT기술을 활용해 의사결정과 공동주택 관리를 더욱 빠르고 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비리 예방 효과도 강화된다.
기존 사업에 '전자결재 문서행정서비스 확대', '아파트 전자문서 정보화 전략 수립', '전자정보제공 공동주택관리 법제도 기반 마련', '민간아파트 공공위탁관리', '소규모 공동주택관리 사회적기업 지원' 등 4개 사업이 추가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문서를 전자화하는 '전자결재 문서행정서비스' 시범단지를 지난해 2개 단지에서 올해 10개 단지로 확대하고, 이에 맞춰 중장기 계획인 '아파트 전자문서 정보화 전략'(ISP)을 올 연말까지 수립한다.
아울러 아파트 전자문서 생성·관리 의무화에 대한 법 제도 마련도 추진한다.
서울시의 조례 및 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검토하고, 정부에 공동주택관리법 등 상위법령 개정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관련법을 통해 공동주택 전자문서 보존기한·처리방법·양식 등을 통일해 입주민 중심의 편리한 정보공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10일 "2013년부터 추진해온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이 지금은 상당한 단계에 와 있다"며 "입주자대표회의와 민간 회사가 관리하는 영역에 서울시의 공공서비스가 관여해 조직과 제도를 만들어 투명하고 비리 없는 아파트의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류 국장은 "시의 공공서비스가 관여하지 않고도 '맑은 아파트' 사업이 만들어준 시스템으로 아파트 관리가 투명하게 나아가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층간소음 관리부터 전자결재·온라인투표 이르기까지 다양오늘도 서울 여기저기서 아파트가 계속 지어진다.사람들은 서울로 몰려들고, 그중에서도 아파트에 너도나도 둥지를 튼다.
문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갈등과 분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 배우 김부선을 중심으로 떠들썩했던 '난방비리'도, 층간소음 분쟁 끝에 발생한 폭력사건도 모두 대형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발생했다.아파트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관리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시민 삶의 주요 터전인 아파트를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시작한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이 올해로 5년을 맞았다.
비리 없는 투명한 아파트 운영, 더불어 사는 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한 사업이 1~3단계 과정을 거쳐 현재 12가지로 운영 중이다.◇ 비리 실태조사부터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까지
시는 2013년 아파트 관리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아파트 관리실태 시·구 합동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주민참여 공동체 회복운동을 시작했다.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 '아파트 관리비리 실태조사', '공동주택 층간소음 관리' 등 다섯 가지 사업이 '맑은 아파트 만들기' 1단계 사업으로 출발했다.
'아파트 관리비리 실태조사'는 자치구에서 점검하거나, 자치구의 의뢰를 받아 감사 대상 아파트를 선정해 시가 관리비리를 점검하는 사업이다.서울시와 자치구는 2014년 175개 단지를 시작으로 2015년 203개 단지, 2016년 176개 단지, 2017년 188개 단지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다.
김부선을 '난방비리 열사'로 만든 성동구 한 아파트에 대해서도 2013년 시가 감사를 펼친 바 있다.
시는 올해는 강북권 10개, 강남권 10개 단지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위반되는 공사·용역, 장기수선계획 이행 미흡분야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은 소통·주민화합, 친환경 실천·체험, 취미·창업, 교육·보육, 건강·운동, 이웃돕기·사회봉사, 혼합 등 7개 분야에 대한 아파트 단지 공모사업에 시·구 보조금을 지원한다.
연말에는 '공동주택 한마당 행사'를 통해 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수사례를 발표·시상하고 전시·체험부스도 운영해 여러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하나가 되는 장을 마련한다.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는 입주자대표, 관리사무소장, 관심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이다.
공동주택관리법 분야에 현장경험이 풍부한 변호사, 층간소음 전문가 등의 강의와 현장사례를 들을 수 있다.
또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배울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도 진행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2천여 명이 강의를 들었다.◇ 주민 참여 확대…편리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로
2015년 시작한 '맑은 아파트 만들기' 2단계 사업은 실태조사를 통한 비리 적발 위주에서 주민 참여 확대와 주민 역량 강화, 비리예방시스템 마련에 집중했다.
1단계 사업에 더해 '아파트 온라인 투표 강화'와 '아파트 관리품질 등급제 추진'을 새롭게 시작했다.
'아파트 관리품질 등급제'는 아파트 단지별 관리 실태를 서울시 직권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운영관리, 회계, 건축기술, 공동체생활 등 5개 분야 총 149개 항목에 걸쳐 100점 만점에 우수(80점 이상), 보통(60점 이상), 미달(60점 미만) 등급으로 평가해 아파트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
'우수' 평가를 받은 아파트는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을 통해 공개하며 연말에 시상한다.
2016~2017년 213개 아파트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52개 아파트가 '우수'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준공 후 3년이 경과한 900세대 이상 100개 단지에 대해 평가를 진행한다.◇ IT기술 접목한 스마트아파트로
2016년부터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3단계 사업은 '스마트 아파트'로 정의된다.
IT기술을 활용해 의사결정과 공동주택 관리를 더욱 빠르고 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비리 예방 효과도 강화된다.
기존 사업에 '전자결재 문서행정서비스 확대', '아파트 전자문서 정보화 전략 수립', '전자정보제공 공동주택관리 법제도 기반 마련', '민간아파트 공공위탁관리', '소규모 공동주택관리 사회적기업 지원' 등 4개 사업이 추가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문서를 전자화하는 '전자결재 문서행정서비스' 시범단지를 지난해 2개 단지에서 올해 10개 단지로 확대하고, 이에 맞춰 중장기 계획인 '아파트 전자문서 정보화 전략'(ISP)을 올 연말까지 수립한다.
아울러 아파트 전자문서 생성·관리 의무화에 대한 법 제도 마련도 추진한다.
서울시의 조례 및 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검토하고, 정부에 공동주택관리법 등 상위법령 개정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관련법을 통해 공동주택 전자문서 보존기한·처리방법·양식 등을 통일해 입주민 중심의 편리한 정보공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10일 "2013년부터 추진해온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이 지금은 상당한 단계에 와 있다"며 "입주자대표회의와 민간 회사가 관리하는 영역에 서울시의 공공서비스가 관여해 조직과 제도를 만들어 투명하고 비리 없는 아파트의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류 국장은 "시의 공공서비스가 관여하지 않고도 '맑은 아파트' 사업이 만들어준 시스템으로 아파트 관리가 투명하게 나아가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