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동화 주인공이 됐어요"… 증강현실 만난 IPTV의 진화

통신·모바일

SK Btv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
나만의 TV 동화책으로 큰 인기

홈화면 개편도… 내게 맞게 설정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7일 아이들이 TV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 제공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주부 윤모씨는 요즘 아이가 TV를 볼 때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 인터넷TV(IPTV) 속 동화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얼굴을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찍어 TV로 전송하면 동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윤씨는 “자기 얼굴이 TV에 나와서 그런지 아이가 집중해서 동화를 보니까 좋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달 7일 선보인 B tv ‘살아 있는 동화’ 서비스가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이들이 TV를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동화를 만들 수 있다. 8월 한 달간 뽀로로파크 잠실 롯데월드점과 일산 킨텍스점, 홍천 대명 오션월드에서 열린 체험존에도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참여했다.스스로 해보는 TV

Btv UI 4.0 홈화면
IPTV가 진화하면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양방향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살아있는 동화도 이런 사례다. ‘3차원(3D) 안면인식’ ‘실시간 표정 자동 생성’ 등의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동화 속 캐릭터의 얼굴 위치를 빠르고 정교하게 추적한 후 이를 3D로 분석한 아이의 얼굴로 대체한다. 아이들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웃고, 화내고, 우는 등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표정을 동화 속 이야기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꿔주는 것도 장점이다.
Btv UI 5.0 홈화면
이 서비스는 3~7세 아이의 얼굴, 목소리, 그림을 담아 나만의 TV 동화책을 만들어 준다. 아이의 얼굴을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찍어 TV로 보내면 동화 속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얼굴 표정이 변하는 ‘역할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이가 그린 그림을 TV 화면 속 동화로 보낼 수 있는 ‘그리기’, 동화 속 주요 문장을 아이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말하기’ 등도 지원한다.

SK브로드밴드는 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SK텔레콤의 AR·VR 기술인 ‘T리얼’을 적용했다.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은 살아있는 동화와 관련한 핵심 기술 11건을 포함해 AR·VR 관련 60여 개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살아있는 동화는 한번 동화책을 만들면 볼 때마다 스마트폰을 연결할 필요가 없이 TV로 동화를 시청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며 생길 수 있는 중독의 걱정을 덜 수 있고 서비스 이용 중에 전화나 문자가 와도 동화 시청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아이가 잠이 들 시간에는 동화를 영상 없이 오디오로만 들을 수 있고, 콘텐츠 ‘이어보기’ 기능을 통해 아이가 부모 없이도 지속적으로 시청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유아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한솔교육 전집을 비롯, 다양한 출판사의 베스트셀러 250여 편을 엄선해 서비스를 개발했다. 11가지 누리과정 생활주제, 연령별 발달 단계에 맞춘 ‘B tv 독서달력’을 함께 이용하며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9월에는 ‘가을과 자연’에 해당하는 ‘조그만 도토리’ ‘나오니까 좋다’와 같이 연관된 도서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만 3세 이하, 만 4~6세, 만 7세 이상 등 연령별 발달 단계에 맞는 도서를 추천해 콘텐츠 선택을 돕는다.올바른 TV 시청습관 키우고 영어공부까지

SK브로드밴드는 살아있는 동화 출시와 함께 B tv 홈화면을 개편했다. 지금까지 IPTV에서 영화, 애니메이션 등 원하는 콘텐츠를 보려면 복잡한 텍스트 메뉴를 일일이 선택해 찾아야 했다. B tv 사용자환경(UI) 5.0은 홈화면을 PC나 스마트폰 서비스처럼 사용자가 자주 보는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했다. VOD를 많이 보는 사람은 B tv 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은 아동 콘텐츠를 추천하는 키즈 홈으로 첫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설정 화면에서 아이의 이름과 나이 등 프로필을 미리 등록해놓으면 연령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고 이벤트 쿠폰까지 보내준다. “××× 친구야! 눈 나빠지니까 뒤로 가서 보자”와 같이 아이의 이름을 직접 불러주며 올바른 TV 시청 습관까지 안내한다. 뽀로로, 콩순이, 옥토넛 등 캐릭터를 선택하면 해당 캐릭터의 친숙한 음성으로 아이가 올바른 TV 시청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치원 등원, 식사, 외출 등 자녀에게 맞는 알림 시간을 설정하면 TV를 시청하다가도 화면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돕고, 하루에 시청 가능한 콘텐츠 편수도 제한할 수 있다.B tv에서는 키즈 독점 서비스인 ‘영어쑥쑥’ 코너를 통해 ‘마더 구스 클럽’ ‘리틀 팍스’ 등 영어권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글로벌 인기 키즈 영어교육 콘텐츠 1200여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뽀로로 등 1500편의 무료 인기 애니메이션 주문형 비디오(VOD)도 갖췄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콘텐츠 추천 기능을 강화해 집집마다 다른 홈화면을 제공하는 취향 저격 B tv를 통해 TV를 즐기는 기쁨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