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판 붙자"… 방어벽 높인 토종 AI 스피커

산업 Index

구글홈 국내 출시 앞두고
신제품 앞다퉈 내놓고
호텔·유통 등 제휴선 확대
엑스붐 AI 씽큐
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의 국내 정식 출시가 임박해서다.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AI 스피커를 내놓거나 활용 분야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AI 스피커가 주요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 AI 스피커 국내 출시
구글홈
구글코리아는 11일 구글홈의 국내 출시 일정을 공개한다. 구글은 구글홈을 2016년 미국에 처음 출시했다.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그동안 국내 시장에는 정식 판매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스마트폰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한국어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4월에는 ‘구글홈’이 국립전파연구원 전파 인증을 받으면서 구글은 구글홈의 국내 출시를 위한 사전 작업을 마쳤다. 지난달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한 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구글홈은 유튜브, 지메일 등 기존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토종 업체는 신제품으로 ‘응수’
카카오 미니 C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AI 스피커 출시로 맞대응에 나섰다. 네이버는 자사 AI 스피커 ‘프렌즈 미니’에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을 접목한 ‘도라에몽 에디션’을 지난달 내놨다. 도라에몽 목소리 등 관련 콘텐츠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미니’에 배터리 충전으로 무선기능을 더한 신제품 ‘카카오미니C’를 이달 판매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7월 AI 스피커 ‘누구’와 탁상용 조명등을 결합한 ‘누구 캔들’을 선보였다. 조명 색상이 17가지에 달해 수유, 취침, 독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KT는 지난달 기존 AI 스피커 크기를 줄인 ‘기가지니 버디’를 출시했다. 세계적 음향기기 제조사인 하만카돈의 스피커를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첫 AI 스피커인 ‘갤럭시홈’을 올해 판매할 계획이다. 8개의 마이크가 달려 있어 멀리 있는 목소리도 인식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LG전자도 신규 AI 스피커 ‘엑스붐 AI 씽큐’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영국 음향전문업체 ‘메리디안 오디오’ 기술을 적용했다.호텔, 편의점도 활용처 확대

프렌즈 미니 도라에몽
국내 IT기업들은 AI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히고 있다. KT의 AI 스피커 ‘기가 지니’를 서울 노보텔앰배서더동대문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조명, 커튼, 온도 등을 음성 명령으로 조정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도 서울 광장동 비스타워커힐서울호텔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일부 AI 스피커는 쇼핑도 가능하다.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 카카오의 ‘카카오 미니’ 등을 통해서는 생수, 라면, 배달 음식 등의 주문이 가능하다. 편의점에서도 AI 스피커가 쓰인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누구’를 편의점 CU 매장에 도입했다. 물류 차량의 위치 확인, 본사 공지사항 등 매장 운영에 관한 200여 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누구 캔들
병원에도 AI 스피커가 도입된다. LG유플러스는 중앙보훈병원에 AI 스피커로 IoT 기기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AI 스피커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한국은 올 1분기 AI 스피커 판매량에서 세계 3위로 집계됐다. 한국의 스마트 스피커 판매 점유율은 8.1%로, 미국(45.6%)과 중국(20.0%) 다음이었다. 세계 AI 스피커 설치 대수는 올해 말까지 1억 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작년 말보다 2.5배 늘어난 규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