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왜 더 큰 화면으로 진화할까

3.5인치서 갈수록 커져…오는 12일 6.1·6.5인치 대화면 출시 예정
"단가 높여 매출·이익 급등", "더 많은 앱 사용 유도해 서비스 매출 견인"

애플이 오는 12일 공개할 신형 아이폰에서 주목할 특징은 기능이 아니라 크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최초로 OLED 6.5인치 대화면 아이폰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초기 아이폰 화면은 3.5인치였다.

그러나 아이폰5부터 4.0인치로 커졌고, 아이폰 6∼8은 4.7인치, 동급 플러스 모델은 5.5인치로 커졌으며 지난해 나온 아이폰 X은 5.8인치였다.그리고 올해 공개될 세 종류의 아이폰 가운데 가장 작은 아이폰 X 업그레이드형은 5.8인치이며, 6.1인치와 6.5인치 대화면 아이폰이 새로 등장하게 된다.

애플은 왜 점점 화면을 키우는 것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애플은 대화면 전략을 세웠다"면서 "여기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첫째 화면이 커지면 생산단가가 높아지지만 판매가격을 높여 훨씬 더 큰 폭의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상 처음으로 1천 달러 아이폰 시대를 연 아이폰 X는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2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아이폰 판매는 전년 대비 1% 늘었지만, 매출은 20% 급증했다.리서치 회사인 IHS 마킷의 웨인 램 애널리스트는 "5.5인치 아이폰 8플러스는 4.7인치 아이폰 8보다 생산 비용이 33달러 높지만, 애플은 가격을 100달러 이상 높게 책정해 70달러 이상을 주머니에 챙겼다"고 말했다.
이 고가 아이폰 전략은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하게 한 1등 공신이라는 데 업계의 이견은 없다.

그러나 애플이 화면을 키우는 더 중요한 이유는 스마트폰 사용량을 늘리기 위함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6인치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5.5인치 화면을 가진 사람들보다 두 배나 많은 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화면 사용자는 작은 화면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게임을 할 확률이 62%가 높아진다고 한다.

재니퍼 챈 칸타월드 애널리스트는 "더 커진 스마트폰은 더 빠른 프로세서, 더 커진 메모리 공간, 고기능의 그래픽 장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더 많은 앱에서 일하거나 놀 수 있게 되고, 이는 애플의 매출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화면이 커지면 스마트폰을 통해 넷플릭스나 HBO와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이 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애플 앱스토어 서비스 매출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서비스 사업은 애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분야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에 13억개의 활성기기를 가진 애플은 매년 앱 판매, 음악 구독, 기타 서비스 등으로 기기당 30달러를 벌어들인다.모건스탠리는 "지난 5년간 애플의 매출 증가에서 86%를 아이폰이 차지했다면, 향후 5년간 서비스 분야가 애플 성장의 약 6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