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발에 증시도 '들썩'… 여행주↓ 백신주↑

국내에서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10일 주식시장에서 백신·마스크주는 오르고 여행·항공주는 내리는 등 관련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진원생명과학은 이날 시장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가격제한폭(29.89%)까지 치솟은 뒤 장 마감 때까지 상한가를 유지했다.제일바이오(10.43%), 이글벳(2.99%), 서린바이오(2.24%), 백광산업(1.34%) 등 다른 백신주도 함께 올랐다.

다만 중앙백신(-4.20%)은 장 중 한때 15.38%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으나 차익실현 매물에 약세로 마감했다.

보건당국이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을 강조하면서 마스크 생산업체나 손 세정업체의 주가도 상승했다.오공(30.00%)은 상한가로 마감했고 웰크론(20.10%), 파루(12.39%)도 급등했다.

케이엠(2.01%), 케이피엠테크(1.78%) 등도 함께 올랐다.
반면 메르스 확산 우려가 여행업과 항공업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여행·항공주는 일제히 하락했다.티웨이항공(-4.28%)과 진에어(-2.20%)는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고 대한항공(-0.90%), 아시아나항공(-1.67%), 하나투어(-1.89%), 롯데관광개발(-3.56%), 모두투어(-1.08%)도 내렸다.

메르스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 화장품주나 면세점주, 엔터테인먼트주 등 중국 소비 관련주까지 약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2.09%), LG생활건강(-2.12%), 코스맥스(-2.30%) 등 대부분 화장품주가 하락했고 호텔신라(-3.25%), 신세계(-3.28%),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4.41%) 등 면세점주는 일제히 내렸다.심지어 에스엠(-4.09%)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3.26%), CJ ENM(-2.99%) 등 엔터테인먼트주와 파라다이스(-3.86%), GKL(-1.89%), 강원랜드(-1.23%) 등 카지노주도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르스는 2015년에도 화장품, 면세점 등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만큼 메르스 재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면서 "잠복기인 2주 정도 지나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최종 판명되면 3분기 실적 기대감과 함께 크게 반등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과거 메르스 사태의 학습 효과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주가에도 반영되는 양상"이라면서 "아직 확진 환자가 1명에 불과한 초기 국면인 만큼 '메르스 테마'를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쿠웨이트로 출장을 갔다가 지난 7일 귀국한 61세의 남성이 이튿날인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