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창덕궁서 인니 대통령 환영식… 靑 "전통문화 알려"

문대통령, 조코위 대통령과 다과 함께하며 역사 설명…궁중무용 함께 감상
파주 접경지역 초등생·인니 대사관 직원 자녀, 태극기·인니 국기로 환영
문대통령 "보고르궁 하도 자랑해서 더 좋은 곳으로 모시고 싶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한국을 국빈방문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부를 맞아 창덕궁에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외국 정상의 환영식을 창덕궁에서 개최하는 것은 역대 처음으로, 이곳을 환영식 장소로 고른 데에는 문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

아울러 신남방정책 추진에서 '핵심 협력국'인 인도네시아를 매우 중시하는 문재인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청와대는 "인도네시아는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처음으로 정상 간 상호 방문을 하는 국가이기도 하다"며 "최고 손님에 대한 예와 격식을 갖춰 환영하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외국 정상의 방한을 계기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대통령이 외국에 방문했을 때에도 그 나라의 고궁에서 환영식을 진행하지 않나.

이런 사례도 고려한 것"이라며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외국 정상 환영식을 고궁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환영식은 창덕궁 내 금천교 입구에서 문 대통령 부부와 어린이 환영단이 조코위 대통령을 맞이하며 시작됐다.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 초등학생 10명과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직원 자녀 10명으로 구성된 어린이 환영단은 한 손에는 태극기를, 한 손에는 인도네시아 국기를 들고 흔들면서 양 정상을 환영했다.

문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은 자세를 낮춰 어린이들과 악수하고 대화하며 인사했다.이어진 환영식은 의장대와 군악대 사열·궁중무용 '가인전목단'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양 정상 부부는 전통의장대를 통과해 인정전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공연을 지켜봤다.

'아름다운 사람이 모란을 꺾는다'는 뜻을 가진 '가인전목단'은 조선 말기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창작한 곡을 바탕으로 만든 무용으로, 조선 시대 때에도 외국 사신 접견에서 공연된 바 있다.
공식 환영식 뒤에는 양국 정상 부부가 함께 인정전 내부를 관람했고, 이후 카트를 타고 창덕궁 후원에 있는 부용지로 향해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부용지'는 연꽃이 자라는, 연꽃이 아름다운 연못"이라는 뜻이라며 직접 조코위 대통령 부부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또 규장각을 가리키며 "임금님의 도서관인데 정조가 만들었다"면서 "이 공간에서 임금님이 책을 읽기도 하고 신하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바둑을 두기도 하고 술을 한잔 마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친구분들도 오시겠다"고 농담하자 양 정상 내외는 웃음을 주고받았다.

양 정상 내외는 '영화당'으로 이동해 환담했다.

환담 중에는 전통 소반에 준비한 다과를 함께 하면서 문 대통령이 우리 역사에 관해 설명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 내외분의 국빈방문을 특별하게 환영하고 싶었다"며 "지난해 보고르궁을 방문했을 때 조코위 대통령이 하도 자랑하길래 이번에는 더 좋은 곳으로 모시려고 창덕궁에서 공식환영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창덕궁은 600년동안 조선 임금들이 집무를 보고 외국 사신을 맞고 신하들과 국정을 논하던 곳"이라며 "현대에 들어와 조코위 대통령이 조선의 궁에서 최초로 공식환영행사를 한 외국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창덕궁이 얼마나 아름답고 큰 지 알게 됐다"며 "너무 특별한 환영 행사를 해줘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부인인 아리아나 여사도 두 손을 모아 감사를 표했다.청와대는 "창덕궁은 가장 한국적인 궁궐로 평가받는 곳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곳을 환영식 장소로 선정한 것"이라며 "K팝 등 한류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한국 궁궐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