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유치… 새만금에 미래車 기지도 조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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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지자체장이 뛴다송하진 전북지사(64)는 “전북은 농생명산업과 탄소산업 같은 미래신산업, 관광산업 등 성장동력이 충만한 지역”이라며 “5대 농생명 클러스터를 연구개발 인프라와 연계해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를 구축하고, 아시아 농생명 수도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지사송하진 전북지사
"농생명·미래차가 성장동력
익산·김제 등 농생명 클러스터
관련 연구소 41곳 등과 연계 육성
새만금서 미래차 연구개발·생산
일자리 5600여개 창출할 것
지역경제 대기업 의존도 낮춘다
신산업 中企 기술개발 등 지원
지역 산업구조 체질개선하겠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송 지사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구축된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와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ICT농기계클러스터, 정읍·순창 미생물, 새만금 첨단농업 등을 활용해 ‘삼락농정(三樂農政)’을 농생명산업으로 진일보시키겠다”며 “농업과 첨단기술, 농촌과 청년을 연결해 ‘돈과 사람’이 모이는 활력 있는 농산어촌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삼락농정은 송 지사가 민선 6기 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사람 찾는 농촌’을 실현하기 위해 삼은 핵심 과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도입하면서 본격화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 경제가 초토화된 것은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 지사는 “지역 중소기업 대부분이 1% 미만의 대기업에 의지해 대기업의 구조조정 한 번에 지역경제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며 “대기업에 연연하지 않고 산업구조 다변화와 함께 체질 개선을 이룬다면 고도의 미래 산업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소와 완성차 공장이 문을 닫아 지역경제가 어렵습니다.“해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존 산업 구조를 고도화 또는 개선하는 것입니다. 조선소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해 건조물량 발주가 기대되기 때문에 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권과 현대중공업에 가동을 계속 건의하겠습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완성차 공장 운영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먼저 국내외 메이저급 기업 유치를 모색하고, 일자리를 나누는 ‘광주형 일자리’도 검토하겠습니다. 핵심은 주력산업 고도화입니다.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스마트 해양무인 통합시스템 실증플랫폼 구축’ 등 기존 산업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하겠습니다.”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해법은 있습니까.
“기술개발과 자금지원, 수출시장 다변화 등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더 강화해 위기에 강한 중소기업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친환경 미래산업으로의 변화를 이뤄 신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도 산업구조 개편과 체질개선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표사업으로는 추진 중인 ‘전기상용차 자율주행 전진기지 구축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의 환경 변화에 발맞춰 전북 최대 자산인 새만금에 차량 생산에서부터 연구개발까지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완료되면 연관 기업 50개가 들어서고, 일자리 5600여 개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전라북도의 일자리 창출 방안이 궁금합니다.
“농생명·신재생·상용차 신산업 등 전북이 잘하고, 잘할 수 있는 산업에서 일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전북에는 농촌진흥청과 국립농수산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농생명 관련 연구·기관 41개가 집적화돼 농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사업이 정부 공모에 선정되면서 ‘농생명 수도’로 발전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풍력·태양광·연료전지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군산, 부안, 새만금 일원에 9만3000㎡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전국 상용차 생산의 94%를 점유하고 있는 이점을 활용해 상용차 중심의 산업생태계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전북 최대 자산이라 불리는 새만금 개발 상황은 어떻습니까.“이달 말 출범하는 새만금개발공사가 공공주도 매립선도사업으로 국제협력용지(660만㎡)에 스마트 수변도시를 조성합니다. 착공 시기가 2021년으로 예정돼 있는데 2020년으로 앞당기려고 합니다. 새만금은 국가정책사업입니다. 새만금 신항만 부두(1단계 4선석)와 상수도 건설, 관광레저용지 등이 민자로 계획돼 있는데 정부가 이를 재정사업으로 전환해줘야 합니다. 개발사업 절차 간소화와 민간투자 여건 개선을 위한 법적·제도적 조치가 함께 이뤄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립선도사업 조기 착수와 투자여건 개선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새만금특별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만금국제공항 건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던데요.
“새만금사업 성공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로 전북도민이 크게 기대하는 사업입니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지난 7월 ‘새만금 신공항 타당성 검토’ 용역에 들어가 내년 6월 완료됩니다. 하지만 수요 조사와 기본 및 실시설계 등 소요 기간이 10년에 육박해 행정 절차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에 계속 건의 중입니다. 2023년 열리는 새만금 세계 잼버리 개최 전에 항공기가 운항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도 궁금합니다.
“전주시와 함께 전북을 한국적인 생태·힐링의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 14개 시·군의 대표 생태관광지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전북 1000리길 조성과 전북투어패스를 연계한 관광벤처창업,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홀로그램을 활용한 융복합 콘텐츠 신 여행체험산업을 개발 중입니다. 올해 전라도 정도(定道) 천년을 맞아 광주·전남과 힘을 합쳐 호남권 관광벨트 구축과 서해안철도 건설 공동 대응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북 인구가 7000여 명 줄었습니다. 인구감소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저출산과 청년 유출에 적극 대응할 계획입니다. 기업 유치는 물론 전북형 벤처창업허브 구축과 청년직무인턴, 청년기능수당 등을 운영해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우선 지원하겠습니다. 또 생애주기 중심으로 저출산 정책과 청년정책, 중장년 노인일자리 확대 등 인구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송하진 전북지사
△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 1972년 전주고 졸업
△ 1979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
△ 1981년 서울대 행정학 석사
△ 1985년 고려대 행정학 박사
△ 2002년 전라북도 기획관리실장
△ 2004년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지원단장
△ 2006~2014년 제36, 37대 전주시장
△ 2015~2016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부회장
△ 2014년~ 제34, 35대 전북지사■송하진 전북지사는…
전북도청서 20여년 근무… 자타공인 '행정의 달인'
전주 '호남제일문' 현판 쓴 강암 송성용 선생이 부친
송하진 전북지사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다.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전북도청에서만 20년 이상을 근무한 ‘전북통’이기도 하다.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추진단장,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쳐 민선 4·5기 전주시장을 지냈다. 2014년 민선 6기 전북지사로 당선됐다. ‘행정의 달인’ 칭호에는 과찬이라면서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송 지사는 “시대를 조감하고 정책 흐름을 종합적으로 읽어내는 능력을 도민들이 과분하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지사는 호남의 명필로 이름을 날린 서예가 강암 송성용 선생의 4남이다. 전주 ‘호남제일문’ 현판이 송 선생의 친필이다. 형제 모두 공직 및 학자의 길을 걸었다. 큰형 송하철 씨는 관선 전주시장과 전북 부지사를 지냈다. 작은 형 송하경 씨는 성균관대 유학대학장을 지냈다. 셋째 형 송하춘 씨도 고려대 문과대학장을 거쳤다. 집안 영향을 많이 받아 취미는 서예다. 글쓰기에도 능하다. 시집 《모악에 머물다》 《느티나무는 힘이 세다》를 냈다. 《정책 성공과 실패의 대위법》 (김영평 공저), 《화이부동-송하진이 그리는 화이부동 세상》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전주고 인맥도 화려하다. 48회 졸업생인 송 지사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 장세환 전 의원,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등과 동기다. 고려대 재학 중에는 같은 집에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고시공부를 함께했다. 지금도 막역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전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