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年 5000억 적자… 내년 요금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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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 원가에도 못 미치는 운임, 무임승차 비용이 적자액의 67%"서울 지하철 요금이 4년 만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영업적자가 매년 5000억원에 육박하는 데다 벌어들인 수익으로는 운영비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2022년 지방공기업 ‘해산요건’에 해당하고, 2027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게 공사 측 추산이다. 서울시는 인천시 등과 지하철 요금인상 폭을 협의하고 있다. 택시요금은 이달 중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시철도 지속가능성 세미나
"시민들 평균임금 대비 운임은
0.5% 미만으로 세계 최저 수준"
무임승차 비중 1년새 3.2배 증가
교통공사, 서울시에 인상 건의
200원 올리면 2400억 수익 효과
택시요금 인상안, 추석 직후 발표
◆“서울 지하철 수입은 세계 평균의 절반”1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서울교통공사 주최로 열린 ‘도시철도 지속 가능성 세미나’에서 서울 지하철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알렉산더 바론 영국 런던임페리얼칼리지 철도전략연구센터 본부장은 “서울 지하철 승객 1명·1㎞당 수입은 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이고 유럽 대부분 국가의 3분의 1에 그친다”며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요금을 올려도 다른 국가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영업적자는 5253억원에 달했다. 자본잠식률도 2016년 58.4%, 지난해 56.3%로 2년 연속 50%를 넘어섰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재와 같은 요금체계와 시설재투자 비용이 지속되면 부채비율이 2022년 412.2%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는 2027년이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운임과 늘어나는 무임승차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평균 운임은 942원인 반면 수송 원가는 1441원으로, 수송 원가가 평균 운임보다 499원 높다. 전체 승객 중 무임승차자 비중은 같은 기간 4.6%에서 14.7%로 3.2배 증가했다.◆요금 200원 올리면 수익 2400억원 증가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놓고 경기도, 인천시와 실무자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교통공사는 기본요금을 현행 1250원에서 1450원으로 올리는 안을 서울시에 건의했다. 인천교통공사도 지하철 1·2호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200~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철 기본 요금은 2012년 850원에서 1050원으로, 2015년 1250원으로 200원씩 인상됐다.서울시 관계자는 “요금을 200원 인상하면 2400억원의 영업수지 개선 효과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인상폭은 지방자치단체 간에 더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서울시가 요금 인상안을 마련하면 물가대책심의위원회와 시의회를 거쳐 확정된다.
한편 서울시는 택시요금 인상을 놓고도 업계와 협의하고 있다. 서울시는 택시기사들의 사납금 인상률을 제한하는 방안을 먼저 마련한 후 택시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계와 협의가 거의 끝난 상태며 추석 직후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