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예방한 김상조 앞에 두고 "기업 죄악시 안 돼"

경제민주화 거론에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를 요청하기 위해 10일 바른미래당을 찾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손학규 대표를 만나 '진땀'을 뺐다.손 대표는 김 위원장이 "대표께서 경제민주화를 잘 알고 계시니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건네자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기업의 횡포와 불공정거래를 제재하는 것은 좋은데 기업 활동의 자유를 없애는 역작용이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손 대표는 또 "우리나라가 무역, 수출국가인데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에 대해 국민이 죄악시하면 기업들이 어떻게 자유롭게 활동하느냐"면서 "경제민주화의 정당성을 얘기하지만 그것이 기업에 대한 횡포로, 반기업정서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단순한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시정하고, 또 바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기관으로 둔갑했다"고 비판했다.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소속으로 경기지사를 지낼 때도 국내 대기업은 물론 외국 직접 투자 유치를 중요시했던 손 대표가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손 대표는 "정부 보조금으로 일자리를 만들 게 아니라 '경제는 시장에서 움직인다'는 것과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두 원칙을 정부의 기본철학으로 가졌으면 한다"면서 "대통령부터 그 원칙에 세뇌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집행이 공정위의 행정적 수단으로 집중돼 공정위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그런 차원에서 공정위가 독점한 법 집행 권한을 형사·민사적으로 분산해 기업에 경쟁의 참된 의미를 느끼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김 위원장은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인스의 '자유방임의 종언'을 언급하며 "이 시대 경제학의 과제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라는 격언을 문재인정부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환경에서도 정부가 마중물로서 해야 할 역할을 잘 지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공정위 차원에서는 혁신성장이 대기업 민원 해결이나 스타트업을 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이 현장 혁신을 통해서 일할 맛이 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혁신 성장이고, 그런 기업 생태계 만드는 것이 공정위의 공정 성장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또한,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부분 폐지라고 해서 검찰이 중소기업과 관련해서 검찰이 (과도하게) 강제 수사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