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리잔수에 단독공연·연회 마련… 북중친선 부각

中, 리잔수 방북 환대 대대적 소개…'북중 우호 굳건'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방북한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위한 단독 공연과 연회를 직접 주재하며 '파격 대우'를 이어갔다.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동지께서 률전서(리잔수) 동지가 인솔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을 위하여 9월 10일 환영공연과 성대한 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화국 창건 70돌을 축하하기 위하여 뜨거운 친선의 정을 안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의 귀빈들을 환영하는 예술인들의 공연이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참석해 리 상무위원장을 비롯한 중국 정부대표단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 대사도 초대됐다고 중앙통신은 언급했다.

최룡해·박광호·리수용·박태성·김여정을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국무위원회 간부들도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중앙통신은 이번 공연이 "습근평 동지께서 파견하신 중국의 귀빈들에 대한 우리 인민들의 환영과 친선의 정을 담아 특별히 준비한 공연무대"라고 강조하며 '높이 날려라 우리의 당기', '아리랑' 등을 비롯해 '나는 중화민족을 사랑하네', '장강의 노래' 등 중국 노래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공연 마지막은 '조중친선은 영원하리라'라는 곡이 장식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와 리설주 동지께서 극장 홀에서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 성원들을 맞이하시며 따뜻한 인사를 나누시고 그들과 기념촬영을 하신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하시었다"고 밝혔다.

또 "공연을 통하여 출연자들은 조선 노동당의 현명한 영도따라 사회주의 승리의 길로 힘차게 나아가는 우리 공화국의 존엄과 위상을 격조 높이 노래하였으며 두 당, 두 나라 최고 영도자 동지들의 특별한 관심속에 연대와 세기를 이어 더욱 풍만하게 개화·발전하고 있는 조중친선의 불패성과 공고성을 힘있게 과시하였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공연은 시종 조중 두 나라 인민들의 친선의 정이 뜨겁게 굽이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며 김 위원장과 리 상무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예술인들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같은 날 저녁 리 상무위원장과 중국 대표단을 위한 '성대한 연회'를 마련했다고 전하며 "최룡해 동지가 당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중국의 귀빈들을 환영하는 연설을 하였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직접 리 상무위원장과 중국 대표단을 위해 별도로 공연을 마련하고, 환영연회까지 주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북중우호 관계를 과시하는 동시에 권력서열 3위를 보내준 시 주석에게 예우를 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에서도 김 위원장은 리 상무위원장과 나란히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으며, 통역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서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는가 하면 여러 차례 관람석을 향해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들어 올리는 등 북중친선 관계를 부각했다.
중국 또한 북한이 리 상무위원장을 파격적으로 환대한 내용을 관영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북중간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1일 1면 기사로 리 상무위원장이 방북해 9·9절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면서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리 상무위원장이 8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고 북한 측이 마련한 환영연회에 함께 참석했으며 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 등 북한 당 및 국가 지도자들과 함께 열병식, 체조 공연 등 9·9절 경축 행사를 관람한 뒤 최룡해 부위원장 주최 리셉션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리 상무위원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북중은 모두 사회주의 국가로 공통된 이념을 갖고 있으므로 양국이 경험을 교류하고 서로 배워 양국 사회주의 사업이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어 10일에는 리 상무위원장이 북중 우의탑에 헌화하고 평양교원대학교를 방문하면서 북중 우호 관계를 강조했으며, 지난 8일 리 상무위원장 일행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는 최룡해 부위원장 등 북측 고위 인사들과 수천 명의 주민이 환대했다고 인민일보는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환영연회 소식을 상세히 전하며 "김 위원장과 리 상무위원장이 두 차례 회동했다"고 강조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환영연회에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이라는 중요한 기념일에 시 주석이 리 상무위원장을 특별대표로 하는 중국공산당 대표단을 보내준 것은 나와 노동당, 북한 정부, 인민에 대한 깊은 우의를 보여준 것"이라며 "우리는 대표단을 가장 중요한 귀빈으로 최대한 성의를 다해 대접하니 대표단이 우리의 특별한 우의를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중국 대표단에 대한 북한의 환대는 양당과 양 국민, 그리고 세계에 북중우호가 견고해 깨질 수 없다는 것은 보여줬다"면서 "북중간 우의를 다졌던 선대 지도자들이 현재의 우호적인 모습을 본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각 영역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 강화하기를 원한다"면서 "양국 인민의 행복과 지역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공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리 상무위원장은 "나와 중국공산당 대표단은 북한 땅을 밟는 순간부터 노동당과 인민의 두터운 정과 성의, 중북 우호의 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바쁜 기념 활동 중에도 두 차례나 우리를 만나주고, 환영연회를 열어 준 것으로 인해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 중국 정부, 중국 인민에 대한 진심 어린 우정을 느꼈다"고 화답했다.리 상무위원장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면서 양국관계가 새로운 역사적인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한뜻으로 양국 정상의 공동 인식을 실현하고, 각 영역에서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