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굴려주는 TDF… 1년 수익률, 미래에셋·한투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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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vs 펀드상당수 직장인은 연금 관리에 무심하다.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금 대부분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넣어둔 채 들여다보지 않거나, 일상에 쫓기느라 연금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때 교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애주기 맞춰 포트폴리오 조정
퇴직연금 전액 투자 가능해져
8개 자산운용사 상품 출시
설정액 급증…올 1조2400억
단기 수익률만 보고 선택은 금물
총보수 등 비용 따져 가입해야
최근엔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이 물가상승률(1.94%)에도 못 미치는 1.8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국민연금 고갈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개인이 적극적으로 은퇴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서다.발 빠른 투자자들은 펀드가 개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최적으로 조정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은퇴자산 관리의 ‘만능열쇠’로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퇴직연금 감독규정을 개정해 기존에 70%로 한정했던 퇴직연금 자산의 TDF 투자 가능 비중을 100%로 늘렸다.◆8개 운용사 경쟁…승자는 미래에셋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6년 3월 3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TDF 설정액은 지난해 3월 1513억원으로 늘어나 올해 3월엔 1조59억원으로 1조원대를 돌파했다. 올 들어서의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 TDF는 지난 7일 기준으로 총 1조2497억원까지 파죽지세로 덩치를 불렸다.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스스로 자산 배분을 실행하는 펀드다. 은퇴가 한참 남은 청년기에는 성장주나 고수익 채권 등에 자산을 집중하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배당주나 국·공채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KB·한화·신한BNP파리바·키움투자·하나UBS 등 8개 자산운용사가 TDF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각 자산운용사 펀드 이름엔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같은 숫자가 붙어 있다. 은퇴 예상 연도를 뜻한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은퇴까지 10여 년을 앞둔 50대 직장인이라면 펀드명에 2030이 있는 TDF를 선택하면 된다.적극적으로 자산을 불리려는 성향이 강한 청년층을 가입 타깃으로 하고 주식투자 비중을 비교적 높게 가져가는 ‘2045 TD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수익률 자료가 있는 7개 TDF 중 ‘하나UBS행복한TDF2045’(-1.87%)를 제외한 6개 펀드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년’이 2.46%로 가장 높았고, ‘신한BNPP마음편한TDF2045’가 2.37%로 바짝 뒤따랐다. 국내 주식혼합형 펀드와 해외 주식혼합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각각 -4.26%, -4.18%인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과다.
최근 1년 수익률도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년’(7.92%)과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45년’(7.45%)이 선두를 달렸다. ‘한국투자TDF알아서2045’(6.68%), ‘KB온국민TDF2045’(6.31%), ‘삼성한국형TDF2045’(6.14%) 등이 뒤를 이었다.
은퇴를 7년여 앞둔 40~50대를 주 타깃으로 하면서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용하는 ‘2025 TDF’의 경우 7개 중 5개가 -1.26%에서 -0.04%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년’(1.01%)이 그나마 선방했다.◆고정비용 아끼려면 ETF 담는 TDF를
TDF는 장기투자를 전제로 하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선택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각 운용사의 전략 등을 비교해보면서 펀드 보수 등 고정 비용을 줄이는 일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은 TDF 자산을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액티브 펀드에 비해 비용이 낮은 패시브 펀드에 주로 투자하는 전략으로 총보수를 낮췄다. ‘키움키워드림TDF2045’를 퇴직연금 클래스로 가입할 경우 연간 총보수는 순자산 평균 잔액의 1.02%로 다른 운용사에 비해 가장 낮다. ‘KB온국민TDF2045’도 1.04%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은 액티브 펀드 위주로 TDF 포트폴리오를 짠다. 적극적인 자산배분으로 장세에 빠르게 대처해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액티브형 TDF의 목표다. 한화자산운용은 패시브와 액티브 전략을 절반씩 쓰는 것을 추구한다.
투자자는 총보수뿐만 아니라 피투자펀드(펀드가 투자하는 펀드)에 드는 비용까지 합산한 ‘합성 총보수’도 살펴봐야 한다. 합성 총보수는 피투자펀드 교체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명확히 고정돼 있진 않지만 각 운용사는 피투자펀드 총보수를 최소 0.15%, 많게는 0.5~0.7%대로 예상하고 있다. 패시브 펀드를 주로 담는 TDF가 액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TDF에 비해 합성 총보수가 낮은 경향이 있다.
● 타깃데이트펀드(TDF)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자산을 배분해주는 펀드. 은퇴 시점이 멀 경우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 고수익을 노리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채권 투자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높인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