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붕괴위험 4월에 알고도 등원 방치… 교육청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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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과 교육당국 공문 내역 확인…늦어도 4월 초엔 안전위협 인지
긴급상황 시 휴업 가능…검토했는지 질문에 "아직 입장없어"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 붕괴로 파손된 서울상도유치원 건물이 철거되면서 사고 '1차 수습'은 마무리되는 모습이다.하지만 서울시교육청 등 교육 당국의 사고예방조처가 적절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특히 유치원과 관할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다세대주택 공사업체 등이 긴급대책회의까지 여는 상황에서 원생들이 평소처럼 유치원에 등원한 이유를 당국이 소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의원이 확보한 유치원과 당국 간 공문 수·발신 내용 등에 따르면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늦어도 4월 2일께는 다세대주택 공사가 유치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이날 유치원은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동작구청, 다세대주택 공사업체에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의) 지질상태가 취약해 철저한 조사 없이 설계·시공하면 붕괴할 위험성이 높다'는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자문의견서를 보내며 대책을 요구했다.
구청은 이틀 뒤 유치원이 보낸 공문과 자문의견서를 다세대주택 공사업체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후 유치원이 요청한 안전진단비용 예산지원은 거부했으며 이는 교육지원청도 마찬가지였다.유치원이 5월 25일 진행한 긴급운영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이날 원장은 "건물안전진단을 의뢰하려면 1천800만원이 필요해 구청과 교육청에 요청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유치원이 예산을 아껴 마련한 이월금으로 비용을 대겠다고 학부모들에게 설명했다.
유치원 행정실장은 "구청이나 교육청이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에) 상주감리도 있고 현장소장도 있으니 우기 때 안전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으나 알아보니 서류상 감리지정도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유치원 건물안전진단 결과 6월 29일과 7월 27일 두 차례 계측에서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8월 22일 계측 때는 이상징후가 발견된다.
집중호우가 있고 난 뒤 유치원의 긴급요청으로 이달 4일 진행된 4차 계측에서는 이상징후가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안전진단을 맡았던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는 5일 유치원에 보낸 의견서에서 "공사현장 전면부 옹벽 상부에 30㎜ 이격이 급격하게 진행 중"이라며 "유치원 건물 지상 1층 벽체에서도 균열이 상당량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무소는 "인접 공사현장 굴착으로 8월 22일 이후 유치원 구조물과 옹벽 안전성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문가 검토가 조속히 진행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원은 이러한 의견을 받은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동작구청에 다시 한번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유치원과 교육지원청, 안전진단업체, 다세대주택 공사업체 관계자 등이 모여 긴급대책회의도 했다.
이튿날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유치원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처를 구청에 요청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낸다.
그리고 이날 밤 공사장의 옹벽이 무너졌고 유치원 건물이 기울었다.
교육청에 따르면 8월 22일 이후 유치원생들이 정상 등원하지 않은 날은 없다.
이에 유치원 건물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8월 22일 이후 또는 이상징후가 심각해진 이달 4일 이후 원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등원한 이유에 대해 유치원과 교육청이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장(유치원장)은 비상재해 등 '급박한 사정'이 발생하면 임시휴업을 할 수 있다.
교육청은 재해 등 긴급한 사유로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면 학교장에게 휴업을 명령할 수 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은 제19호 태풍 솔릭이 왔을 때 유치원과 초·중학교 휴업을 지시한 바 있다.
어른들이 대책회의까지 하는 사이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위험한 건물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육청이 유치원 휴업이나 등원 중지 조처 등을 검토했는지 등에 대해 김현철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은 "10일 교육청 대책회의에서도 이 부분 이야기가 나왔으나 실무부서에서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서울상도유치원 이상징후를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이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아직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긴급상황 시 휴업 가능…검토했는지 질문에 "아직 입장없어"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 붕괴로 파손된 서울상도유치원 건물이 철거되면서 사고 '1차 수습'은 마무리되는 모습이다.하지만 서울시교육청 등 교육 당국의 사고예방조처가 적절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특히 유치원과 관할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다세대주택 공사업체 등이 긴급대책회의까지 여는 상황에서 원생들이 평소처럼 유치원에 등원한 이유를 당국이 소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의원이 확보한 유치원과 당국 간 공문 수·발신 내용 등에 따르면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늦어도 4월 2일께는 다세대주택 공사가 유치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이날 유치원은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동작구청, 다세대주택 공사업체에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의) 지질상태가 취약해 철저한 조사 없이 설계·시공하면 붕괴할 위험성이 높다'는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자문의견서를 보내며 대책을 요구했다.
구청은 이틀 뒤 유치원이 보낸 공문과 자문의견서를 다세대주택 공사업체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후 유치원이 요청한 안전진단비용 예산지원은 거부했으며 이는 교육지원청도 마찬가지였다.유치원이 5월 25일 진행한 긴급운영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이날 원장은 "건물안전진단을 의뢰하려면 1천800만원이 필요해 구청과 교육청에 요청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유치원이 예산을 아껴 마련한 이월금으로 비용을 대겠다고 학부모들에게 설명했다.
유치원 행정실장은 "구청이나 교육청이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에) 상주감리도 있고 현장소장도 있으니 우기 때 안전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으나 알아보니 서류상 감리지정도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유치원 건물안전진단 결과 6월 29일과 7월 27일 두 차례 계측에서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8월 22일 계측 때는 이상징후가 발견된다.
집중호우가 있고 난 뒤 유치원의 긴급요청으로 이달 4일 진행된 4차 계측에서는 이상징후가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안전진단을 맡았던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는 5일 유치원에 보낸 의견서에서 "공사현장 전면부 옹벽 상부에 30㎜ 이격이 급격하게 진행 중"이라며 "유치원 건물 지상 1층 벽체에서도 균열이 상당량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무소는 "인접 공사현장 굴착으로 8월 22일 이후 유치원 구조물과 옹벽 안전성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문가 검토가 조속히 진행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원은 이러한 의견을 받은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동작구청에 다시 한번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유치원과 교육지원청, 안전진단업체, 다세대주택 공사업체 관계자 등이 모여 긴급대책회의도 했다.
이튿날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유치원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처를 구청에 요청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낸다.
그리고 이날 밤 공사장의 옹벽이 무너졌고 유치원 건물이 기울었다.
교육청에 따르면 8월 22일 이후 유치원생들이 정상 등원하지 않은 날은 없다.
이에 유치원 건물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8월 22일 이후 또는 이상징후가 심각해진 이달 4일 이후 원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등원한 이유에 대해 유치원과 교육청이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장(유치원장)은 비상재해 등 '급박한 사정'이 발생하면 임시휴업을 할 수 있다.
교육청은 재해 등 긴급한 사유로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면 학교장에게 휴업을 명령할 수 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은 제19호 태풍 솔릭이 왔을 때 유치원과 초·중학교 휴업을 지시한 바 있다.
어른들이 대책회의까지 하는 사이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위험한 건물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육청이 유치원 휴업이나 등원 중지 조처 등을 검토했는지 등에 대해 김현철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은 "10일 교육청 대책회의에서도 이 부분 이야기가 나왔으나 실무부서에서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서울상도유치원 이상징후를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이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아직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