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으로 K팝 콘텐츠 제작·유통… 해외팬 200여國 80만명 가입

주목! 이 스타트업 - 메이크스타

회원 1인당 평균 매출 13만원선
기획사와 공동제작해 이익 배분
지하철에 중국 팬클럽이 광고를 싣고, 포털 연예뉴스에 중남미 팬들이 응원 댓글을 달고. K팝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의 ‘지극정성 팬심’에 깜짝 놀라게 되는 일이 많다. 2015년 설립된 메이크스타는 이처럼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하나다.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김재면 대표(42·사진)는 메이크스타를 “크라우드펀딩을 기반으로 한 K팝 콘텐츠 제작·유통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연예기획사와 손잡고 음반, 화보집, 굿즈(연예인을 소재로 한 기념상품), 콘서트, 영화, 드라마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제작 계획부터 공개한 뒤 다수의 개인에게서 자금을 모아 콘텐츠를 완성하는 식이다.

200여 개국에서 80만 명이 가입했고 매출의 70% 이상이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팬들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 음악을 사랑하고 구매력도 높다”면서도 “K팝 콘텐츠를 한국에서만큼 쉽게 구입하지 못해 갈증이 심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소속사로 널리 알려진 FNC엔터테인먼트의 창립 멤버다. 대학 시절 한성호 FNC 총괄프로듀서와 같은 밴드에서 활동한 인연으로 10년가량 함께 일했다. 갓 데뷔한 국내 아이돌조차 인터넷을 타고 동남아를 휩쓰는 모습을 여러 번 보면서 “정보기술(IT)을 결합하면 엔터테인먼트산업 영역이 훨씬 넓어질 것”이란 확신을 얻었다. 그는 “한국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아니면 적(敵)으로 보기도 하지만 해외 팬들은 K팝을 하나의 장르로 즐기고 다양한 가수에게 애정을 갖는다”고 말했다.
메이크스타 회원 1인당 평균 매출은 13만원 선. 지금까지 김준수, 아스트로, EXID, 나인뮤지스, B.A.P 등의 한정판 상품이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 대표는 “참가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독점 영상, 스타와의 영상 통화, 팬미팅 등 다양한 콘텐츠와 행사를 연계한다”고 설명했다.

엔터 분야에 특화한 크라우드펀딩이 ‘독보적 기술’은 아니지 않으냐고 묻자 “비슷한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경쟁사가 우릴 따라잡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창업자의 엔터업계 경험과 인맥이 확실하고, 직원 절반을 개발자로 채용해 IT 운영역량도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다.메이크스타의 수익원은 두 가지다. 하나는 크라우드펀딩 과정에서 떼는 수수료, 다른 하나는 기획사와 콘텐츠를 공동 제작해 이익을 배분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후자가 매출도 많고 수익성도 두 배가량 높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수천 개에 이르는 한류스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해외 팬들의 반응을 체계적으로 파악해 잘 팔릴 상품을 연예기획사에 ‘역제안’할 수도 있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