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정체 못 벗어나자… '박정희 생가' 찾은 한국당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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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등 TK서 '집토끼 잡기'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11일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온종일 현지 기업인과 상인들을 만나는 등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
김병준 위원장, 문재인 정부 산업정책 성토
한국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TK 출신' 이종석 추천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추모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3공화국 이후 크게 성장해온 한국 경제가 지금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또 다른 경제 성장 발판을 마련하지 않으면 5년, 10년 뒤엔 국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조국 근대화의 기적, 온 국민이 길이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썼다. 이날 현장 방문엔 강석호·김광림·윤재옥·박명재·정종섭·추경호 의원 등 당 소속 TK 의원들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동행했다.김 위원장은 구미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 “한국 제조업의 ‘심장’ 역할을 해온 구미 경제가 어렵다는 얘길 듣고 현장을 둘러보러 왔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지난 7월 중순 취임 후 ‘박정희와 거리 두기’를 해온 김 위원장이 당 지지율이 정체 상태에 빠지자 ‘텃밭’ 민심부터 다잡으려는 게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왔다. 구미는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에 기초단체장 자리를 내준 곳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말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구미에서 열었다.
한국당은 지난 10일 자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TK 출신인 이종석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추천하는 등 전통적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선 “산업단지를 둘러보면서 문 닫은 공장을 보니 마음이 무너진다”며 “산업정책은 이념을 넘어 산업을 지키겠다는 용기를 갖고 내놔야 하는데 청와대와 정부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김 원내대표도 “박정희식 발전 전략이 현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으로 바뀌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기틀을 마련한 박정희 경제 정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한국당이 위기에 빠지자 또다시 TK에 의존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한국당이 혁신하지 않고 예전처럼 TK에만 매달려선 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