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실적 고공행진' 하는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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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社 작년 매출 3조6313억…전년보다 35% '껑충'노선 확대와 여행 수요 증가 등 호재가 겹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7% 넘어
상장사 평균 웃돌아
대기업들 M&A 움직임도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국내 6개 LCC의 지난해 매출은 3조6313억원으로 전년보다 35.8%(9575억원) 늘었다. 6개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7.2%(1255억원) 급증한 2694억원에 달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5.38%에서 7.41%로 개선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코스닥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5.82%, 5.74%)을 모두 웃도는 실적이다. LCC업계 1, 2위인 제주항공(10.2%)과 진에어(10.9%)는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해 대한항공(8.1%)과 아시아나항공(4.3%) 등 풀서비스항공사(FSC)를 압도했다.올해 상반기에도 제주항공(5918억원)과 진에어(5063억원)는 창사 이후 처음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 3위인 티웨이항공은 매출 3662억원, 영업이익 477억원을 기록하며 LCC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3.0%)을 달성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LCC업계에 투자자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이어 LCC 가운데 세 번째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LCC의 항공기 보유 대수도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6년 5대에 그쳤던 LCC 항공기 보유 대수는 10년 만인 2016년 100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20대로 늘었다. 올 연말에는 140대를 웃돌아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141대)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업황이 좋다 보니 SK그룹과 한화그룹 등 대기업의 LCC 인수합병설도 끊이지 않는다. SK는 지난 7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사장을 글로벌사업개발부 부사장으로 영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LCC 등 항공사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항공업 진출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인수합병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둔 한화도 LCC 인수를 통해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