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지티 정규택 대표 "쌍둥이도 가려내는 얼굴인식, 지문·홍채보다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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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관리 '보안 로봇' 개발한 파이브지티 정규택 대표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홍채 인식을 통해 출입문 보안을 통제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의 배경은 2054년이었다. 하지만 홍채 인식 기술은 이보다 훨씬 빨리 현실이 됐다. 스마트폰에 지문과 홍채, 얼굴 등 생체 인식 기술이 적용되면서 소비자도 익숙해졌다. 그중 가장 보안에 뛰어난 생체 인식 기술은 무엇일까.
적외선 카메라 장착
어두운 밤에도 정확히 인식
등록 안된 얼굴 '위험 감지'
집주인 휴대폰으로 사진 전송
아파트 단지내 첫 도입
은행·관공서 등으로 확대
베트남 등 해외시장도 공략
정규택 파이브지티 대표는 가정과 회사, 보안시설 등의 출입문을 관리하는 기술로는 얼굴 인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스마트폰에서는 전력과 처리 용량 문제로 간편한 지문 인식과 홍채 인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출입문을 관리하는 시스템에는 얼굴 인식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지문과 홍채보다는 얼굴 인식 기술에서 처리하는 데이터가 더 많기 때문에 보안이 더 뛰어나다는 얘기다.◆“일란성 쌍둥이도 구별”
파이브지티가 개발한 얼굴 인식 보안솔루션인 유페이스키(Ufacekey)는 사용자 얼굴에서 4만여 개의 특징을 인식한다. 일란성 쌍둥이도 구별할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정 대표는 “출입문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본인이 아닐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출입을 막아야 한다”며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얼굴 인식보다 처리 용량이 크기 때문에 인식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3차원(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입체 모형 얼굴을 가져와도 문이 안 열린다.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주변이 어두워도 정확하게 작동한다. 문 앞에 사람의 움직임이 느껴지면 카메라가 얼굴 인식에 들어간다. 사용자가 문 앞에 선 뒤 유페이스키가 얼굴을 인식하고 문을 열어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초 내외다. 아이 또는 노인도 제품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다.등록된 사용자가 아니라 낯선 사람이 문 앞을 서성이면 자동으로 사진을 촬영해 집주인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준다. 정 대표는 “단순한 도어록 이상으로 출입문 보안을 지키는 로봇”이라고 표현했다. 문을 여닫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출입구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보안을 높이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사용자는 위급상황에 대비한 표정도 미리 저장해 놓을 수 있다. 낯선 사람이 뒤를 따라올 경우 저장해둔 표정을 지으면 위급상황을 관리실, 경찰서 등에 알린다. 카메라 앞에서 한쪽 눈을 찡그리는 등의 방법으로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방식이다.
◆고급형 주택부터 차츰 도입
유페이스키는 기술력이 적용된 고가 제품(200만원 내외)이라 지금은 고급 주택에 도입되고 있다. 2015년 수도권 고급 빌라부터 채택되기 시작해 전국 신축 아파트에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부산과 포항 등 1000여 가구 신축 아파트에 파이브지티가 개발한 얼굴 인식 보안 로봇이 설치될 예정이다.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베트남에서 신축하는 고급 아파트에도 제품이 설치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매출(48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올해 1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과 관공서 등 높은 보안을 요구하는 시설도 파이브지티의 얼굴 인식 솔루션 수요가 많다. 정 대표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은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건물에서 위생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일반 회사의 출입문 관리 시스템도 비접촉인 얼굴 인식이 빠르게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