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니 더 생각나는 '따뜻한' 배당株

배당주 펀드 설정액 5.4조
주식형펀드 중 유일하게 증가

SKT·LG유플러스·에쓰오일 등
최근 한달간 외국인 매수 몰려

하이트진로·오렌지라이프·기업銀
실적개선 배당株 주목
찬바람이 부는 4분기가 다가오면서 연말 배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배당주로 몰리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배당주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투자는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 중 올해 순이익이 늘고, 낙폭이 큰 종목에 우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당주 펀드에만 돈 몰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가운데 배당주 펀드에 설정된 금액은 지난 11일 5조4349억원으로 한 달 전(5조4032억원)에 비해 31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 액티브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에서는 설정액이 각각 1062억원, 454억원 감소했다.

외국인도 배당정책 개선 계획을 밝힌 국내 대기업 및 에너지·통신서비스업에 속한 전통적인 고배당주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5개는 LG유플러스, 삼성전자, 에쓰오일, SK텔레콤, 삼성물산이다.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지난 7월 “지난해 수준 이상의 주주 환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2.56%로 유가증권시장 평균 배당수익률(1.71%)을 웃돌았다. 삼성전자도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에너지주 에쓰오일과 통신주 SK텔레콤은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배당주 펀드 투자의 최근 한 달 성과는 부진했다. 8월 중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소폭이나마 반등한 영향으로 최근 한 달간 중소형주 펀드(2.93%) 등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들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배당주 펀드는 유일하게 0.89% 손실을 냈다. 그러나 배당주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무르익고 있어 앞으로는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낙폭과대 배당주와 배당성장주 주목배당주의 최근 인기는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추세에 계절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년 9, 10월이 되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며 “특히 올해는 증시 조정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변동성이 낮고 확실한 마진을 주는 배당주가 더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지난해까지 내내 1%대를 맴돌다 올해 2.5%대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배당주 투자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오 연구원은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이 최고투자책임자(CIO) 인선을 마무리하면 배당 관련 주주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분기 순이익과 올해 연간 순이익이 증가하고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2%를 넘으면서 △주가가 연중 고점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배당주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가령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63.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현금배당 수익률이 4.8%로 예상되고,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32.9% 빠진 하이트진로 같은 종목이 좋다는 얘기다. 오렌지라이프(예상 배당수익률 8.4%), 기업은행(5.1%) 등도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는 배당성향이 낮지만 배당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배당성장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 CJ제일제당, 메디톡스, 대림산업, 한국콜마 등이 대표적인 배당성장주”라고 했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큰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7월 공시한 포트폴리오 기준 삼성전자, 기업은행, KT&G, 삼성전자우, LG유플러스 등을 많이 담고 있다. 현대차우, KCC, GS, 한국전력, 화천기계 등도 보유 비율 상위 종목에 들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