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도유치원, 공사업체 측 '안전하다' 말에 휴업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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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중간점검 결과 발표…"맞벌이가정도 고려"
부교육감 "재난으로 휴업 시 학부모 사전통보·논의 불필요"
사고 전날 대책회의서 "비 오면 토사유실"…'확률'에 맡긴 안전서울상도유치원이 바로 옆 다세대주택 공사로 건물에 심각한 위험이 있음을 알고도 공사업체·감리자의 "안전하다"는 말만 듣고 휴업을 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유치원을 기울게 한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붕괴 사고 전날 대책회의에서 감리자는 토사유실을 우려하면서 "비가 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서울상도유치원 사고와 관련한 중간점검상황 발표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은 다세대주택 공사장 붕괴사고 이틀 전인 4일 오전 건물 지상 1층 벽과 건물 밖 옹벽에서 균열을 발견해 전문업체인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에 긴급안전진단을 의뢰한다.당시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는 "인접 공사현장 굴착으로 8월 22일 이후 유치원 구조물과 옹벽의 안전성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문가 검토가 조속히 진행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안전진단결과를 밝혔다.
이런 결과를 받은 유치원은 관계 기관에 전화로 긴급대책회의를 요청한다.
대책회의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안전진단업체, 다세대주택 공사 현장소장, 설계감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5일 열렸다.이 자리에서 유치원장은 휴업 여부를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감리자는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은 안전하며 옹벽의 벌어진 틈도 허용오차 범위라 앞으로 건물에 변이는 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건물이 붕괴하려면 바닥에 균열이 가야 한다며 유치원 건물이 붕괴할 가능성은 없다는 발언도 했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감리자뿐 아니라 현장소장과 안전진단업체 측도 당장 붕괴하지는 않는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진단업체는 공사중단과 '긴급대책'을 지속해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원은 감리자 등의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맞벌이가정 자녀 등을 고려해 휴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서울상도유치원 측은 사고 발생 후 "시공사에 지속해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다세대주택 공사 감리자는 건축주가 지정했다.
유치원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왔던 시공사와 건축주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감리자 말만 믿고 휴업을 결정하지 않은 것은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청에 따르면 감리자는 대책회의에서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사유실이 걱정된다"고 말하며 현장소장에 즉각적인 조처를 지시했다.
시공사는 7일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청이 밝힌 감리자 발언이 맞는다면 대책회의 참석자들은 '확률'에 유치원생들 안전을 맡긴 셈이 된다.
지난 5일 오후 기상청 일기예보를 보면 6일 밤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를 시작으로 7일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고려하면 대책회의 참석자들이 기대한 '안전할 확률'은 매우 낮은 상태였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책회의 회의록을 확보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회의록을 작성한 유치원장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휴업을 고려할 정도로 유치원이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학부모는 몰랐다.
한민호 서울시교육청 정책안전기획관은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건물에 이상징후가 심해져 휴업을 고려한다는 사실을 알렸는지 묻자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원찬 부교육감은 "재난으로 휴업을 결정할 때 학부모에게 사전 통보하거나 학부모들과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지어 김 부교육감은 "전문가 의견을 학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부모뿐 아니라 서울시교육청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서울상도유치원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이 유치원 관련 상황을 인지한 것은 사고 이후였다.
유치원(학교)를 휴업시킬 권한은 원장(학교장)과 교육감에게만 있기 때문에 교육지원청이 아닌 서울시교육청이 언제 위험사실을 파악했는지는 중요한 문제다.서울시교육청은 "사고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서울상도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사실 규명이 부족한 부분도 추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부교육감 "재난으로 휴업 시 학부모 사전통보·논의 불필요"
사고 전날 대책회의서 "비 오면 토사유실"…'확률'에 맡긴 안전서울상도유치원이 바로 옆 다세대주택 공사로 건물에 심각한 위험이 있음을 알고도 공사업체·감리자의 "안전하다"는 말만 듣고 휴업을 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유치원을 기울게 한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붕괴 사고 전날 대책회의에서 감리자는 토사유실을 우려하면서 "비가 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서울상도유치원 사고와 관련한 중간점검상황 발표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은 다세대주택 공사장 붕괴사고 이틀 전인 4일 오전 건물 지상 1층 벽과 건물 밖 옹벽에서 균열을 발견해 전문업체인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에 긴급안전진단을 의뢰한다.당시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는 "인접 공사현장 굴착으로 8월 22일 이후 유치원 구조물과 옹벽의 안전성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문가 검토가 조속히 진행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안전진단결과를 밝혔다.
이런 결과를 받은 유치원은 관계 기관에 전화로 긴급대책회의를 요청한다.
대책회의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안전진단업체, 다세대주택 공사 현장소장, 설계감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5일 열렸다.이 자리에서 유치원장은 휴업 여부를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감리자는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은 안전하며 옹벽의 벌어진 틈도 허용오차 범위라 앞으로 건물에 변이는 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건물이 붕괴하려면 바닥에 균열이 가야 한다며 유치원 건물이 붕괴할 가능성은 없다는 발언도 했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감리자뿐 아니라 현장소장과 안전진단업체 측도 당장 붕괴하지는 않는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진단업체는 공사중단과 '긴급대책'을 지속해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원은 감리자 등의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맞벌이가정 자녀 등을 고려해 휴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서울상도유치원 측은 사고 발생 후 "시공사에 지속해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다세대주택 공사 감리자는 건축주가 지정했다.
유치원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왔던 시공사와 건축주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감리자 말만 믿고 휴업을 결정하지 않은 것은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청에 따르면 감리자는 대책회의에서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사유실이 걱정된다"고 말하며 현장소장에 즉각적인 조처를 지시했다.
시공사는 7일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청이 밝힌 감리자 발언이 맞는다면 대책회의 참석자들은 '확률'에 유치원생들 안전을 맡긴 셈이 된다.
지난 5일 오후 기상청 일기예보를 보면 6일 밤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를 시작으로 7일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고려하면 대책회의 참석자들이 기대한 '안전할 확률'은 매우 낮은 상태였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책회의 회의록을 확보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회의록을 작성한 유치원장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휴업을 고려할 정도로 유치원이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학부모는 몰랐다.
한민호 서울시교육청 정책안전기획관은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건물에 이상징후가 심해져 휴업을 고려한다는 사실을 알렸는지 묻자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원찬 부교육감은 "재난으로 휴업을 결정할 때 학부모에게 사전 통보하거나 학부모들과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지어 김 부교육감은 "전문가 의견을 학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부모뿐 아니라 서울시교육청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서울상도유치원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이 유치원 관련 상황을 인지한 것은 사고 이후였다.
유치원(학교)를 휴업시킬 권한은 원장(학교장)과 교육감에게만 있기 때문에 교육지원청이 아닌 서울시교육청이 언제 위험사실을 파악했는지는 중요한 문제다.서울시교육청은 "사고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서울상도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사실 규명이 부족한 부분도 추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