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생각할 때" 이낙연 총리 발언…채권금리 요동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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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유도하기 위해 압박한 것에 대해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의 독립성을 고려해 이 총리가 금리 인상 압박성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금융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연내 금리 인상을 해야한다"는 의견과 "고용, 투자 등 국내경기지표가 부진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엇갈렸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금리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질의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 양쪽의 고민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같은 이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날 점심 무렵부터 채권 금리는 급등(채권 가격 하락)했다. 오후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4∼5bp(1bp=0.01%포인트) 오르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이같은 이 총리의 금리 인상 압박성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놨다. 이 총리의 금리 관련 발언이 한은의 금리 결정에 개입하게 돼, 결국 시장에 대한 한은의 신뢰를 훼손하고 한은 통화정책의 효과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한은 측도 이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잇따른 금리 개입성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의 개입성 발언이 있었으나, 금통위는 이에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 총리가 통화정책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답한 전문가들도 이번 발언의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의 방향성에 대해 정부가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는 의견을 밝힐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 한은의 독립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이 불러올 파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의 발언에 시장이 술렁이자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총리의 금리 발언에 관해 "(이 총리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것 "이라며 "금리는 금통위에서 판단하는 것이라 정부가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금통위는 지난달 31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9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작년 11월 6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지만 이후에는 줄곧 동결 기조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소득보다 부채가 많은 금융불균형 탓에 연내 금리 인상이 단행돼야한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이번 이 총리의 발언으로 금리인상의 방향성이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8월 청와대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저금리를 부동산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한 적 있음을 감안하면 정부는 여전히 저금리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주요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물론 금리인상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기와 금융안정이라는 점에서 이 총리의 발언으로 금리인상 여부가 기정 사실화 된 것은 아니겠으나 금리 방향성은 명확해졌다"고 봤다.
다만 고용, 투자 등이 지지부진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총리 발언 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은이 거시경제 여건상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서기 힘들다는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내수 부문에서 설비·건설투자 감소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소비를 지탱하는 고용·소득 그리고 심리 여건도 동반 악화되고 있어 10월 경제전망도 어둡다"며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도 "각종 체감지표와 더불어 투자 관련 지표 악화가 경기둔화 압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국내 경기사이클이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이라면 4분기 중에도 정책금리가 인상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금융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연내 금리 인상을 해야한다"는 의견과 "고용, 투자 등 국내경기지표가 부진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엇갈렸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금리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질의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 양쪽의 고민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같은 이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날 점심 무렵부터 채권 금리는 급등(채권 가격 하락)했다. 오후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4∼5bp(1bp=0.01%포인트) 오르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이같은 이 총리의 금리 인상 압박성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놨다. 이 총리의 금리 관련 발언이 한은의 금리 결정에 개입하게 돼, 결국 시장에 대한 한은의 신뢰를 훼손하고 한은 통화정책의 효과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한은 측도 이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잇따른 금리 개입성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의 개입성 발언이 있었으나, 금통위는 이에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 총리가 통화정책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답한 전문가들도 이번 발언의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의 방향성에 대해 정부가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는 의견을 밝힐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 한은의 독립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이 불러올 파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의 발언에 시장이 술렁이자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총리의 금리 발언에 관해 "(이 총리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것 "이라며 "금리는 금통위에서 판단하는 것이라 정부가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금통위는 지난달 31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9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작년 11월 6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지만 이후에는 줄곧 동결 기조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소득보다 부채가 많은 금융불균형 탓에 연내 금리 인상이 단행돼야한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이번 이 총리의 발언으로 금리인상의 방향성이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8월 청와대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저금리를 부동산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한 적 있음을 감안하면 정부는 여전히 저금리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주요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물론 금리인상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기와 금융안정이라는 점에서 이 총리의 발언으로 금리인상 여부가 기정 사실화 된 것은 아니겠으나 금리 방향성은 명확해졌다"고 봤다.
다만 고용, 투자 등이 지지부진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총리 발언 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은이 거시경제 여건상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서기 힘들다는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내수 부문에서 설비·건설투자 감소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소비를 지탱하는 고용·소득 그리고 심리 여건도 동반 악화되고 있어 10월 경제전망도 어둡다"며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도 "각종 체감지표와 더불어 투자 관련 지표 악화가 경기둔화 압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국내 경기사이클이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이라면 4분기 중에도 정책금리가 인상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