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어제보다 매력적인 나

이재호 <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 이사장 master@w-jewel.or.kr >
화장실에서 가끔 이런 문구를 보곤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굳이 아름다울 필요가 있을까?’ 혹은 ‘그 아름다움은 나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남을 위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것이 외적인 아름다움을 가꾸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행동하기 위한, 마음이 아름답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본다. 군중 속에서는 함부로 할 수 없는 행동도 누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남몰래 저지르는 이는 진정 아름답지 못한 사람이다.

이 마음을 확대해 일을 하는 모습에서도 자신을 마치 무대에 오른 배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무대에서 바라보면 객석은 어둡게 암전돼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관객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다. 나를 바라보는 관객이 수백 명일 수도 있고 고작 몇 명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대 위의 공연은 그저 진행될 뿐이듯 나 또한 항상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그렇다고 가면을 쓰거나 연극을 하듯 자신을 숨기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더 투명하게 자신의 모든 행동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정 공연을 캐스팅보드에 적혀 있는 주인공의 이름만으로 선택하듯 ‘나’라는 사람을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니, 어떻게 매 순간을 그렇게 투명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인가?’ 하며 약간은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제안하는 나조차도 100% 투명했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 그렇게 생각을 하며 노력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투명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더라도 때로는 실수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배우가 무대에서 하는 실수 하나로 공연 전체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공연이 모두 끝난 뒤 배우의 진정성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마하트마 간디가 한 말처럼 믿음은 생각이 되고, 생각은 말이 되며, 말은 행동이 되어 습관이 되고, 마침내 가치관을 바꿔 그것은 운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작은 다짐이 주는 힘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절대로 얕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좋든 싫든 자신의 평판은 지금껏 자신이 해온 생각과 행동이 만든 것이다. 보이는 곳에서만 자신을 아름답게 꾸민 사람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