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충격 우려 커지는 '화·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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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美·中 무역전쟁 악재3분기가 막바지를 향해가면서 주요 상장사의 올 3분기 실적 추정을 담은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다. 3분기는 미·중 무역전쟁, 유가 급등 등 급변하는 대외변수가 상장사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투자자의 관심은 이 같은 대외 변수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기업 실적에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급등에 타격을 입는 화학,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악영향을 받고 있는 태양광,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에 휩싸인 철강업종 내 주요 종목의 ‘실적 쇼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마진 축소 우려되는 화학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209개 종목 중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61개(분석 대상 종목의 29.18%)다. 이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이 새롭게 추가된 악재를 반영해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춘 종목은 화학·태양광·철강업종에 주로 포진해 있다.
LG화학·롯데케미칼 부진 예상
中 태양광 보조금 축소 여파
OCI 영업익 40% 급감 전망
美 수출비중 높은 세아제강
관세 강화로 실적 악화 불가피
화학업종에선 시가총액 1, 2위인 LG화학(시총 24조7073억원)과 롯데케미칼(9조8028억원)의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517억원, 롯데케미칼은 6523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각각 17.5%와 14.9% 적다. 이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보다 17.5%, 롯데케미칼은 14.9% 줄었다.
화학업종의 3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낀 것은 유가 상승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내 수요 둔화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제 유가가 이달 중순부터 상승 반전해 배럴당 70달러(서부텍사스원유 기준)를 재돌파함에 따라 원재료 비용이 급증했다. 반면 중국 내 수요가 위축되면서 핵심 제품인 에틸렌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생산 비용을 뺀 금액)는 축소되는 추세다.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t당 평균 740달러였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달(1~12일) 649달러로 12.29%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에틸렌 등 대표 석유화학 제품의 매출 비중이 90% 이상에 달하는 롯데케미칼은 이달 들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이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10% 이상 하향 조정했다.
◆中 보조금 축소 악재 불거진 태양광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종 간판’ OCI는 3분기에 전년 동기(787억원)보다 40.9% 줄어든 4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3개월 전 980억원이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9% 쪼그라들었다.OCI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가 급격히 줄어든 데엔 중국 내 보조금 축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데 지급하던 보조금을 지난 6월부터 줄임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대부분 태양광발전 관련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로 중국 내 태양광 제품 수요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3분기 내내 태양광 관련 제품 시황이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美 관세 강화 직격탄 맞은 철강
철강업종 내에선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세아제강그룹 계열 상장사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아제강은 3분기에 전년 동기(512억원)보다 59.7% 감소한 2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베스틸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453억원)보다 23.9% 적다. 다만 세아제강은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9.9% 증가해 증권업계 일각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는 미국 수출이 회복되면서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분기는 6월부터 본격화된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의 요인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시기”라며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쇼크가 발생하면 해당 종목은 주가 조정폭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