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장 年 40%씩 高성장… 애플·유튜브뮤직 亞 진출로 경쟁 치열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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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지니뮤직음원 플랫폼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 측면에선 월정액 서비스 유로 가입자 수와 전체 음원 곡수가 늘고 있고, 음원 가격 인상도 맞물리고 있다. 음원 플랫폼은 글로벌 음악산업의 변화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음악 시장 규모는 2011년 205억달러에서 2017년 190억달러로 감소했다. 감소 요인은 오프라인 음반시장의 쇠퇴다. 그러나 디지털 음원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2011년 74억달러 규모에서 2017년 113억달러로 급증했다. 글로벌 음악 시장의 60%를 디지털 음원이 차지하고 있다.
음원 플랫폼산업 분석
지인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눈에 띄는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다. 2017년 시장 규모는 110억달러다. 최근 6년간 연평균 40%가량 증가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데이터 사용 부담이 낮아지면서 생긴 변화다. 애플뮤직, 유튜브뮤직 등 신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한국의 음원 시장은 글로벌 트렌드를 훨씬 더 앞서 나가고 있다.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 중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가파르게 올라갔다. 데이터 사용료 부담도 낮은 편이다. 이동통신사의 음원 부가서비스를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강화를 위해 음원 가격을 올리는 등 음원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도 만들어졌다.
2017년 이후 음원을 향유할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기기)’가 다양화하는 추세다.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인포테인먼트 디바이스, 스마트 TV, 스마트 냉장고 등에서도 음원을 틀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국내 트렌드 변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AI 기반의 스마트 디바이스가 더욱 다양화하면서 음원 플랫폼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음악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8900억원 수준으로 경제 규모에 비해 큰 편은 아니다. 이 중 음반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음원 시장 규모는 6850억원으로 77%를 점유해 세계 평균(60%)을 웃돈다. 음원 플랫폼 1위 기업인 카카오M(옛 로엔)의 기업가치는 2005년 68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폭등했다.플랫폼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음원 수익 배분비율 이슈가 제기되면서 기업별 실적도 엇갈릴 전망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을 주름잡았던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등이 아시아 권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 국내 플랫폼인 멜론, 지니, 벅스 등이 서로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이들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다.
해외 플랫폼은 보유한 해외 음원 곡수가 많고, 자본력이 막강하다. 국내 플랫폼은 보유한 국내 음원 수가 많다는 점이 우위다. 아직까지 대부분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차트 100위 전체듣기’를 가장 선호한다. 이 점이 해외 플랫폼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업체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월정액 가격 할인 등의 마케팅을 해나갈 개연성이 높다. 지나친 마케팅 경쟁은 수익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수익 배분비율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음원 수익은 멜론, 지니, 벅스 등의 ‘유통사’와 제작자, 작곡가, 작사가, 가수 등의 ‘권리자’가 나눠 갖는다.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유통사보다 콘텐츠를 만드는 권리자의 배분율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권리자 배분비율은 2013년 이전 43%에서 현재 60%로 높아졌다. 2019년부터는 6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음원 시장의 권리자 유통사 배분 비율은 7 대 3이다. 한 번 더 권리자의 수익 배분 비중이 높아질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음원 플랫폼들은 그동안 서비스 가격을 올려 유통 배분비율 조정으로 줄어든 수익을 보전해왔다. 현재 기준 음원 플랫폼의 스트리밍 월정액 가격은 평균 7900원이다. 추가 가격 인상에 대한 고객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으로 가격 전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비용이 늘어난다면 산업 성장과는 무관하게 실적 증가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inhae.ji@hanwh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