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경고 "집값 담합 처벌… 현행법으로 안되면 입법 검토"

9·13 부동산 대책 이후…숨죽인 시장

"과세폭탄 표현 말이 안된다
국민 98.5% 걱정할 필요 없어
시장 또 불안 땐 단호히 대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인터넷카페, 아파트 주민회 등이 주도하는 집값 담합을 처벌하는 새로운 법률을 만들 수도 있다고 14일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카페 등을 통해 허위매물이라고 신고하거나 담합하는 것은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라며 “현행법으로 규제가 가능하지 않다면 새로운 조치나 입법을 해서라도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부총리는 정부가 집값 담합행위를 철저히 살펴보고 있으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나 공인중개사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전날 발표한 종합부동산세율 추가 인상 계획에 대해 “최근 시장 가격이 요동치니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한 것을 앞당겨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지난 7월 발표한 종부세 개편안에서 최고 세율을 현행 2.0%에서 2.8%로 올리기로 했으나, 더 강력한 안을 내놔야 한다는 여당과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최고 세율을 다주택자의 경우 3.2%까지 올리는 수정안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이번에 낸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 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부족하거나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다시 신속하고 단호하게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과세폭탄’이라는 일각의 표현에 대해선 “말이 안 된다. 98.5%의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종부세율 인상으로 확보되는 재원(1조원)을 국회·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서민 주거 안정대책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해 “최저임금이나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폭망했다고 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8월 고용지표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낸 데 대해선 “최저임금을 포함한 정부의 정책적인 것들이 고용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며 “경기나 구조적인 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8월 지표에 많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