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걸렸던 지배구조 개편… 현대차그룹, 가속페달 밟을 듯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 진척
11월께 수정안 발표 전망도
증권시장과 자동차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에 올라섬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으로 작업을 중단한 이후 한동안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지만, 얼마 전부터 ‘밑그림 그리기’에 다시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르면 11월께 개편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번에도 엘리엇 등의 개입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엘리엇은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무산시켰다. 현대차그룹은 올 3월 현대모비스 일부 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개편안을 내놓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 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순조롭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한 달 뒤 엘리엇이 끼어들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은 5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엘리엇은 이달 7일 현대차그룹에 대한 공세를 재개했다. 현대모비스를 애프터서비스(AS) 부문과 모듈·부품 부문으로 쪼개 각각 현대차,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엘리엇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요구안을 던져놓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엘리엇은 현대차(지분율 3.0%)와 기아자동차(2.1%), 현대모비스(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